금리인상은 필연적, 중요한 것은 연착륙 [기자수첩]

유수환 / 기사승인 : 2021-11-16 07:25:01
- + 인쇄

금리인상은 필연적, 중요한 것은 연착륙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이자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5%를 넘어섰고, 3% 수준의 최저 대출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대출금리 상승은 금융소비자의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각종 대출규제를 시행하자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없애고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금리가 높아지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대출자 대부분이 변동금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큰 국내에서 금리 인상은 자칫 자산가치를 흔들게 할 수 있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예견된 것이며 어쩌면 필연적이다. 제로금리 수준의 저금리 기조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대비 10%p 증가한 17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 그대로 부채 임계치를 넘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20~30세대의 대출 비중이 컸다.

장기적인 공급 대란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금리 인상의 압박 요인이 된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일시적이라고 언급했으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또한 장기적 저금리는 자칫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한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가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지목받고 있다. 낮은 이자를 통해 너도나도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 향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부르는 나비효과가 된 것이다. 최근 여러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제로 금리에서 탈피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착륙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환 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의 비중이 많아서다. 또한 금리 인상이 급격하게 시행될 경우 자산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현재 정부의 일관성 없는 냉온탕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부랴부랴 전세대출 규제에 나섰고, 은행들은 일제히 정부 방침에 순응했다. 

또한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추진하면서 기준금리·대출금리 괴리 차가 9년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대출은 9월 현재 4.15%를 기록하며 기준금리와의 차이가 3.4%p를 나타냈다. 2013년 11월(3.4%p)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올 7월 2.81%를 나타내며 기준금리(0.5%)와의 격차가 2.31%p를 나타냈다.

금융 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은행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붙이고 우대금리는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리스크를 관리한답시고 은행들의 이자놀이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책 없는 규제가 아니라 관리이다. 현재 시장 상황은 어느 시기 보다 변수가 크다. 코로나19도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은 여전히 위기 상황이다. 게다가 아직 미국은 금리 인상 조차 하지 않았다. 경제적 악조건은 여전하다. 이제 공은 정부에게 넘어갔다. 위기관리 대처가 가장 절실한 때이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