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은 권리의 주체, 부모는 아동 소유자 아냐”

한성주 / 기사승인 : 2021-11-18 1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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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9일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 21주년
세이브더칠드런 “민법 상 징계권 폐지 긍정적”
정부,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8조 준수해야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박효상 기자

아동의 인격을 성인과 동등하게 존중하고 보호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8일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 21주년을 맞아 논평을 내고 “국가는 부모와 보호자가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가르칠 수 있도록 긍정적 양육을 지원하는 입법적·행정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아동을 만나는 지역사회, 학교, 시설의 모든 어른들은 아동을 존엄한 존재로 대우하고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세이브더칠드런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성인은 91.5%로 집계됐다. 그러나 응답자의 27%는 의심 사례를 목격하고도 ‘훈육 차원이라고 생각하여’ 아동학대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도구를 이용해 아이를 때리는 등의 체벌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50.8%로 과반을 차지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고통과 굴욕을 수반하는 체벌이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사회적 통념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더디다”며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의 몸은 여전히 온전한 자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률의 변화가 사회 통념의 변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월 민법 상 자녀 징계권을 폐지하면서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62번째 국가가 되었다”며 “훈육적 처벌의 법적 근거를 삭제하는 것이 긍정적이고 비폭력적이며 참여적인 아동양육을 확산하고, 아동을 성인과 동등하게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의 기초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국제적인 수준의 제도와 인식을 갖춰야 한다는 목표도 강조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부모는 아이들의 소유자가 아니라 삶의 안내자이며, 아동은 권리를 지닌 주체”라며 “국가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8조에 따라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 교사, 아동 및 가족과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아동 양육을 문 뒤의 가정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사회적 지지를 형성해야 하며,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도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1989년 유엔 총회에서 전 세계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채택됐으며, 우리나라는 1991년 비준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8조는 부모 및 후견인이 아동의 양육책임을 무사히 이행할 수 있도록 협약 당사국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당사국은 부모와 후견인에게 아동 양육을 위한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야 하며, 아동 보호에 필요한 기관·시설·편의를 보장해야 한다.

매년 11월19일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아동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세계여성기금(WWSF)이 제정한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