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준·박경수·황재균… 드디어 웃었다

김찬홍 / 기사승인 : 2021-11-18 23: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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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커리어 내내 우승하지 못한 베테랑들, KT에서 첫 우승
투혼 발휘한 베테랑들, 젊은 선수들도 자극받아

우승을 자축하는 KT 선수단.   연합뉴스

KT를 지탱하던 베테랑들이 드디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T 위즈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두산 베어스와 4차전을 8대 4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KT는 두산에 내리 4승을 거두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부터 KBO리그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10구단 KT는 7시즌 만에 정상까지 도달했다. 이는 9번째로 KBO리그에 창단한 NC 다이노스의 8시즌 기록보다 빨랐다.

KT의 베테랑 트리오인 유한준, 박경수, 황재균에게는 더욱 특별한 우승이다. 프로 커리어 내내 우승과 연이 없던 이들은 올해 KT에서 드디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 선수는 KT의 전현직 주장이다. 박경수는 2016부터 3년 동안 주장을 맡았다. 이후 유한준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캡틴을 맡았고, 황재균은 올해부터 캡틴으로 마법사 군단을 이끌었다. 이들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KT에서 항상 뒷받침을 하며 정신적 지주와 같은 역할을 했다.

KT의 최고참 유한준.   연합뉴스
최고참 유한준은 2000년부터 약 22년 동안이나 그라운드를 누빈 베테랑이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지난 2014년에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준우승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유한준은 2015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고 고향팀 KT에 새둥지를 틀었다. 이후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정신적 지주가 된 유한준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4번 타자로서 중심을 잡아줬다.

한국시리즈 내내 맹타를 휘두른 주장 황재균.   연합뉴스

현직 주장 황재균도 KT에 큰 힘이 됐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황재균은 이후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다시 국내 무대로 돌아와 KT 유니폼을 입었다.

황재균은 처음으로 밟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평소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우승을 결정지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한 박경수.   연합뉴스

박경수의 이번 한국시리즈 활약은 감동 서사였다.

2003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박경수는 기대와 달리 화려한 커리어를 쌓지 못했다. 2015시즌을 앞두고 KT로 이적할 때까지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신생 구단 KT가 몇 년 간 하위권을 전전하면서 가을야구 데뷔는 계속 미뤄졌다.

지난해 KT가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면서 박경수는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두산에게 1승 3패로 패배하면서 그의 첫 번째 가을야구는 너무 짧게 끝났다.

그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면서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달랐다. 박경수는 한풀이라도  하듯 한국시리즈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위기 때 마다 KT를 지켜냈다. 3차전엔 정규 시즌 탈삼진왕을 차지한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상대로 5회 결승 홈런을 쏘아 올렸다.

3차전 8회 수비 때 안재석이 친 뜬공 타구를 쫓아가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더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6주 진단을 받았으나 목발을 짚고 경기장에 나와 후배들을 응원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에는 마운드로 걸어나와 선수들과 포옹한 뒤 눈물을 터뜨렸다.

박경수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250(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기록은 그리 돋보이진 않지만, 기자단 투표에서 90표 중 67표를 받아 시리즈 MVP에 올랐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