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거침없던 ‘달리와 감자탕’, 이젠 불안감도 사라졌죠” [쿠키인터뷰]

김예슬 / 기사승인 : 2021-11-23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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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재.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민재에게 KBS2 ‘달리와 감자탕’은 도전이었다. 처음으로 임한 로맨틱 코미디(로코) 장르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은 이내 기회가 됐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에서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그는 ‘달리와 감자탕’으로 애드리브를 원 없이 해봤다. 연기 저변을 넓히고 싶던 그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단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재는 “‘달리와 감자탕’은 말 그대로 거침없는 드라마였다”며 밝게 웃었다.

김민재는 극 중 무식하나 타고난 장사 수완과 말발을 가진 진무학 역을 맡았다. 큰 목소리로 돈을 밝히는 진무학은 얼핏 속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김달리(박규영)에게 첫눈에 반한 뒤로 지고지순한 순애보와 순수함을 보여준다. 김민재에게 진무학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본질이 착하고 내면이 깨끗한 사람”이라며 캐릭터를 설명하던 그는 “진무학 덕에 연기적으로도 많은 도전을 해낼 수 있었다”며 흡족해했다. 

“코미디가 제겐 부담이었어요. 제게 누군가를 웃기는 재주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캐릭터에 더 집중하려 했어요. 진무학에 스며들면 재미는 자연히 따라올 것 같았어요. 시국이 어려웠던 만큼 보시는 분들에게 웃음을 드리고 싶은 마음도 컸죠. 후회 없는 선택이라 생각하고 임했는데, 역시나 돌아봐도 후회가 전혀 없어요. 정말 만족스러워요.”

KBS2 ‘달리와 감자탕’ 스틸컷.  몬스터유니온, 코퍼스코리아 제공.

진무학은 김민재의 전작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박준영과 180도 다른 인물이다. 박준영이 정적이고 차분하다면 진무학은 생동감이 넘치며 다소 과격하다. 걸핏하면 ‘똥 싸고 있네’라며 일침을 가하고, 막춤을 추는 등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달리를 만나며 진무학은 예술을 사랑하는 그에게 천천히 스며든다. 진무학의 화려한 의상은 극이 전개되며 차분한 슈트로 바뀌었다. 캐릭터를 보여주는 세세한 부분에도 김민재의 고민이 있었다.

“스타일리스트 실장님과 아이디어 회의를 정말 많이 했어요. 화려함은 놓지 않되 달리와 닮아가는 걸 표현하려 했어요. 연기 톤도 고민이 많았죠. 여러 버전으로 연습을 하다 가장 나은 쪽을 택했어요. ‘똥 싸고 있네’는 무학의 상징적인 대사인 만큼 더 다양하게 준비했어요. 자세히 보시면, 상황마다 대사의 호흡과 리듬이 조금씩 달라요. 거울을 보며 열심히 연습했어요.”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8개월 동안 진무학을 연기하며 김민재도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현장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그 어느 때보다도 애드리브에 열을 올렸고, 다양한 대사 톤을 연구하며 캐릭터의 ‘말 맛’을 살리는 법을 깨우쳤다. 코미디에 자신이 없던 그는 어느새 남을 웃기는 법까지 터득했다. 14회에서 진무학이 현란하게 발을 움직이며 춤을 추는 신은 ‘포스트 조정석’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배우 김민재.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발재간 연기는 코미디 장르인 데다 진무학이기 때문에 할 수 있던 장면이에요. 사실 그 행동이 전부 애드리브거든요.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하하. 갑자기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어요. 배우부터 스태프까지 모두가 웃느라 촬영장이 초토화됐죠. 조정석 선배님이 떠오른다는 말은 정말 과찬이에요. 정말 닮고 싶은 선배님이에요.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새로운 시도를 과감히 할 수 있던 배경엔 김민재가 가진 연기 욕심이 있다. 늘 진심을 다해 임하다 보니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떠나보내기가 여전히 힘들단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종영 후 진지하고 과묵한 박준영의 모습으로 인터뷰를 하던 그는 ‘달리와 감자탕’을 마치자 밝고 활달한 진무학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캐릭터에 집중하는 게 즐겁다”던 김민재는 “서른이 되기 전에 연기 영역을 더 넓히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하고 싶은 역할과 장르가 정말 많아요. 사실 데뷔 초에는 아는 게 없어서 언제나 불안했거든요. 경험을 쌓고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이제는 불안감보다 이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20대에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그걸 토대로 30대에 더 좋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제 심지를 단단히 굳히다 보면, 언젠가도 저도 믿고 보는 배우가 되겠죠? 빠르게 나아가 보려 해요. 내년에는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