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관리 필요한 ‘크론병’, 5-ASA도 효과적인 치료방법 될 수 있어 [진료실에서]

신승헌 / 기사승인 : 2021-11-29 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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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강상범 교수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크론병 환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대한장연구학회에서 발간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크론병 환자 수는 1만846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인 2010년 7770명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 중 20~30대 환자가 1만822명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하는 등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젊은층 유병률이 높은 편이어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장에 염증이 만성화되는 질환을 묶어서 ‘염증성 장질환’이라고 하는데, 크론병은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에 속한다. 같은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과도 다소 다르다. 궤양성 대장염이 대장에서만 발병하는 반면,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서나 발병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증상과 중증도가 좀 더 심한 양상을 보인다.

주된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대부분 쥐어짜는 듯한 복통과 함께 참기 힘든 변의를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식욕이 감퇴하고 체중이 감소한다. 이외에도 피로감, 메쓰거움, 발열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루, 농양과 같은 항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흔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한 달 이상 장기간 복통, 설사가 반복되고 체중 감소와 항문 질환까지 동반된다면 한번쯤 크론병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기를 권한다.

크론병은 아직까지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치료 목표는 증상을 최대한 완화하고 장 점막 등 장관 조직의 파괴를 늦춰 합병증 예방 및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둔다. 약물치료가 우선이며, 협착 및 대량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 시 주요 사용되는 약은 5-ASA(5-아미노살리실산,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등이 있다. 이 중 경증에서 중등도의 크론병 환자 치료의 첫 단계에 주로 쓰이는 약이 5-ASA다.

다만, 궤양성 대장염에 비해 크론병에서는 5-ASA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데,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실제로는 유용한 것을 알 수 있다. 해당 연구에서 크론병 환자 44.2%는 5-ASA로 치료를 시작했고, 이들 중 67.6%는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등 추가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다.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약 4.7년 간 5-ASA 치료를 유지했고, 환자 4명 중 1명 정도인 25.3%에서 10년 후에도 5-ASA 치료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5-ASA가 크론병의 장기 유지 치료에도 유용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크론병이 젊은 환자가 많고 한번 발병하면 수십 년 간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ASA와 같이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초기 치료 약제를 가능한 오래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에는 과립제제, 고용량제제 등으로 제형도 다양화돼 환자의 성향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복약 순응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