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PD "'블루 아카이브', 오랫동안 사랑받는 IP됐으면"

기사승인 2021-11-29 17: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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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PD
'블루 아카이브'.   넥슨 제공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블루 아카이브’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 3주차를 맞이했다. 기존에 출시된 대다수의 서브컬처(수려한 작화로 그려진 2D 미소녀 캐릭터, 풍부한 스토리를 기본 특징으로 한 장르) 게임과 달리 블루 아카이브는 밝고 활기찬 학원물을 소재로 다뤄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앞서 넥슨은 지난 26일 판교 사옥에서 첫 업데이트 기념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개발을 총괄하는 넷게임즈 김용하 PD, 그리고 차민서 PD가 자리했다.

김 PD는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시고, 무사히 서비스가 되고 있어서 감사하다”며 “오랫동안 사랑받는 IP(지식재산권)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하 PD
넷게임즈 김용하(왼쪽)·차민서 PD.   사진=강한결 기자

한국 출시 후 약 3주 정도 지났는데, 소회가 궁금하다.

김 : 일본에서 처음 출시할 때도 긴장됐는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면서 더 떨렸던 것 같다. 다행히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9일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데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차 : 한국 이용자분들이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내부적으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성원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물론 ‘버그’와 ‘핵’ 등 부정 이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는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한다.

김 : 레벨 차이에 따른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는 버그는 빠르게 조치를 취해서 지금은 모두 해결됐다. 다만 일본과의 운영 환경이라던가,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차이 같은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버그를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못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핵 문제는 29일 업데이트를 통해 자동 탐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방어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것이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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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 이벤트 '벚꽃만발 축제대소동'.   넥슨 제공.

이번 업데이트 내용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한다

김 :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은 한국 서버에 처음으로 추가되는 기간 한정 스토리 이벤트 ‘벚꽃만발 축제 대소동’이 추가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는 ‘이즈나’와 ‘시즈코’다. 또한 ‘시로&쿠로’가 등장하는 새로운 총력전 시즌이 개최될 예정이다. 3성 캐릭터 ‘하루나’도 픽업 캐릭터로 등장한다. 마침 신비공격이 필요한 총력전이 진행되기에 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를 진행한 후, 한국 서비스가 시작되었는데 양국 이용자들의 차이점은?


차 : 다른 '미래시' 게임(일본 선출시 게임)들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아무래도 한국 이용자들은 콘텐츠 업데이트를 미리 다 알고 게임을 시작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초창기 일본 이용자들에 비하면 숙련된 상태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렇기에 한국 이용자와 글로벌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개발팀은 지금도 계속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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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의 흥행을 이끈 '몰루콘'.   카카오톡 화면캡처

사실 블루 아카이브의 초반 흥행 요인에는 ‘몰?루 이모티콘(몰루콘)’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추가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차 : 이용자분들이 해당 이모티콘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퍼블리셔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몰루콘’ 2차를 준비 중이다. 실제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김 : 커뮤니티에서도 몰루콘이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넥슨 사업팀에서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사업팀을 통해 2차 몰루콘을 출시하자는 의견을 받았다. 이번에도 좋은 반응이 있으면 좋겠다. 제작 방식은 1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

서브컬처 게임의 경우 IP 확장이 중요한 요소다. 애니메이션이나 웹툰. 혹은 굿즈 제작 계획은 있는지 궁금하다.

김 : 개발사에서는 '블루 아카이브'가 하나의 훌륭한 IP로서 시장에 안착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미디어 믹스 전개를 하고 싶고,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와 같은 것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현을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물밑에서 준비중이다.

다만 사업적으로 선행돼야 할 것이 많다. 그래서 당장 근시일내 무언가 미디어 믹스에 대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일본에서 준비 중인 아트북이나 굿즈도 한국에서 그대로 내고 싶다는 개인적인 희망이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할 수 없다. 내년을 기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

애니메이션이 제작된다면 희망하는 제작사가 있는가?

김 : 어디 하나 특정 제작사를 거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개인적인 소망을 전한다면, 보통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은 게임 팬들만 즐기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블루 아카이브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 다양한 시청자 층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이러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잠잠해지면 오프라인 행사도 준비할 계획인가?

김 : 일본의 ‘코믹마켓(코마케)’. 한국 ‘코믹월드’, 넥슨의 ‘네코제’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언제나 생각한다. 다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블루 아카이브가 서브컬처 IP로서 롱런하려면 오프라인 행사, 굿즈 제작 같은 부분에 소홀히 할 수 없다. 당장 모든 것을 하기 어렵더라도 순차적으로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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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게임즈 김용하(왼쪽)·차민서 PD.   사진=강한결 기자

두 PD는 한국 서비스 이후 게임을 얼마나 했는지 궁금하다

김 : 매일 스태미나를 충전하면서 열심히 게임을 즐기고 있다. 다만 아직도 ‘이오리’를 얻지 못했다. 총력전 순위는 썩 높은 편이 아니다.

차 : 김 PD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많은 이용자들이 소위 0티어라 평가받는 몇몇 캐릭터가 없어 ‘리셋 마라톤(리세마라)’를 반복했다

차 : 어찌보면 수집형 게임에서 ‘리세마라’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아쉬운 점은, 성능이 좋은 캐릭터를 얻는 것 말고도, 매력 넘치는 친구들과 교감하는 재미가 소외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아울러 블루 아카이브는 매일 조금씩 더 성장하고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재미를 담은 게임이다. 좋은 캐릭터를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과 별개로 게임 자체를 즐겨주셨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김 : 각각 캐릭터의 역할이 있고 매력이 있는 게임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실제로 캐릭터 원화 단계부터 3D 모델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이 붙는 등 점차 만들어가는 과정에 따라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가 늘어난다. 이런 매력을 팬들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일본에서도 좋은 성능보다는 새로운 이야기 등 기존에 없었던 캐릭터들의 매력이 재조명받는 사례가 있었다.

홍보영상(PV) 공개 당시에는 굉장히 사소한 부분까지 한국어화가 이루어져서 '번역'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정작 출시 이후에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번역되지 않아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들이 많다.

김 : 인게임 내 세세한 점까지 로컬라이징 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했다. 게임 내에서 과하게 수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있기에 제한적으로 진행했다. 번역에 관련해선 초창기 출시 이후 일본 실정에 맞추고자 교정했던 부분을 한국에 출시할 때 미처 못 돌려놨다. 깊이 사과하며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

각국 서비스 지역 맞춤 더빙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부에서 꾸준히 토의를 진행 중인 주제다. 현재는 일본 음성을 전 세계 이용자들의 동일한 경험을 위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만큼 향후 어떻게 바뀔지 단언할 수는 없다.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 게임에서 보던 아포칼립스 등의 어두운 분위기는 거리가 멀다

김 : 기존의 서브컬처의 경우 적을 확실히 하고 전투 상황을 구상하다 보니 어두운 세계관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는 이미 이런 게임이 많다 보니 그렇지 않은 세계관을 노리고 비주얼을 만들었다.

차 : 게임에서는 재밌게 웃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제작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소위 ‘덕후’들의 니즈를 정확히 저격한 게임이라 보인다. 다만 서브컬처 장르는 이용자 층이 다소 한정적인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외연 확장을 노릴 생각은 없는지?

김 : 이 게임이 서브컬처 장르로서 지켜야 할 부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브컬처가 아닌 대중적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세계관을 깨거나 블루 아카이브를 사랑해주는 코어 이용자분들이 실망하는 전개는 없도록 신경쓰고 있다.

차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본질을 지키면서도 확장을 취할 수 여력이 충분하다면, 그때 준비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이용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차 : 앞으로도 이 게임이 오래 사랑받았으면 한다. 블루 아카이브가 장기적으로 서비스되기 위해 안정적인 운영과 믿을 수 있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김 : 블루 아카이브를 사랑해 주는 모든 이용자들께 감사드린다. 과분하다 느낄 정도로 많은 사랑을 주시고 있으며 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지금도 다음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많은 개발진과 넥슨 사업부에도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이며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