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대작은 없었다”…믿었던 명작 IP의 배신

강한결 / 기사승인 : 2021-12-02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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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크라이6'.   유비소프트 제공

‘믿고 보는 명작게임’이라도 이제는 한 번 쯤 의심을 해야 할 것 같다.

명작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게임이 연이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 크라이6’, ‘GTA 트릴로지 데피니티브 에디션(GTA 트릴로지)’, ‘배틀필드 2042’ 등 2021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라는 평가받던 게임들이 저마다 이런저런 이슈에 휘말리며 혹평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7일 출시된 파 크라이6는 기존 시리즈를 ‘재탕’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거점을 점령하고, 서브 퀘스트를 반복하는 ‘유비소프트식 오픈월드’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평가다. 그나마 역동적인 슈팅과 액션 부분은 시원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러 가지 버그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PC판 기준으로 파 크라이6은 12월 1일 현재 메타크리틱 전문가 평점 74점, 유저 평점 3.6점을 기록 중이다. 전작인 파 크라이 5가 전문가 평점 78점, 유저 평점 6.2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특히 게임을 직접 플레이한 이용자들의 평가가 박해졌다는 점이 더욱 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배틀필드 2042'.   EA 제공

그나마 파 크라이 6는 조금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 작품은 올해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베스트 액션과 베스트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지난달 19일 출시된 ‘배틀필드 2042’는 더욱 평가가 저조하다. 출시 전엔 역대 최대 규모의 라운드 참가자 수(128명)와 넓은 전장, 현대전 배경 등으로 인해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한국과 싱가포르, 인도 등 여러 국가를 배경으로 전투가 펼쳐지는 점과 실시간으로 변하는 날씨도 기대요소였다.

하지만 과감한 변화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맵이 지나치게 넓은데, 엄폐물은 턱없이 부족하다. ‘허허벌판’에서 보병들은 움직이는 사격 타깃과 다름이 없다. 여기에 바뀐 건플레이 시스템도 유저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배틀필드 2042는 랜덤 스프레드(초탄 2~3발은 조준한 곳으로 정확히 명중하지만, 이후 발사되는 총알은 무작위로 발사되는 시스템)를 도입했는데, 이것이 광활한 맵과 극악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쉽게 말해 영점 조절이 안 된 총으로 전투에 나가게 된 셈이다. 여기에 시리즈의 전통이 된 만성적인 버그까지 발생하면서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배틀필드 2042의 메타크리틱 전문가 평점은 PC 기준 64점, 유저 평가는 3점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배틀필드 시리즈 최악의 작품”이라는 거센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개발사 '다이스'가 SNS를 통해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했으니, 추후 개선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GTA 트릴로지 데피니티브 에디션.   락스타게임즈 제공

앞서 언급된 2개의 작품도 ‘GTA 트릴로지’의 악명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달 11일 GTA 트릴로지는 GTA3, GTA 산 안드레아스, GTA 바이스 시티 3개 작품을 합쳐 리마스터한 작품이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한 이용자들은 “리마스터로 업그레이드된 것이 아니라 다운그레이드가 됐다”며 혹평을 남겼다.

주된 비판 요인은 그래픽과 각종 버그다. 전반적인 퀄리티가 좋아졌다는 락스타게임즈의 호언장담고 달리, GTA 트릴로지의 그래픽은 2021년 출시된 게임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전 그래픽이 투박하지만 클래식한 느낌으로 호평 받았다면, 트릴로지의 경우 모델링이 깨지고 캐릭터의 신체가 꺾이는 등 심각한 문제가 많다.

GTA 트릴로지의 메타크리틱 전문가 평점은 PC 기준 52점, 유저 평가는 0.5점이다. 시리즈 역대 최악의 점수다. 한 이용자는 리뷰를 통해 “락스타는 GTA 트릴로지를 출시하면서 기존 시리즈 판매를 모두 내렸다. 리마스터 모드도 직접 락스타가 제거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망작이 있었지만, GTA 트릴로지는 암 수준이다”라고 일갈했다. 락스타게임즈는 사과의 말과 함께 전반적인 성능 개선과 업데이트를 약속했으나 팬들의 실망을 다시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연말 ‘실탄(현금)’을 장전하며 명작 영접을 고대하던 게이머들의 좌절이 이어지는 있는 가운데, 혹평에 휩싸인 작품들이 개발사의 후속 조치로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