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원가 공급’ 갑론을박…“사회 갈등 유발” VS “시장 충격 필요”

조계원 / 기사승인 : 2021-12-03 06: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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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아파트 원가공급 공약
업계 "토지주 반발, 주택공사 재정 부실화"
시민단체 "시장 충격 필요, 거품 걷어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쿠키뉴스DB

대선후보들이 원가주택 공급을 공약하면서 원가주택 도입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집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서민들이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의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아파트 원가 공급을 두고 부동산 업계는 사회 갈등과 주택공사의 재정 부실화를 우려하는 반면 시민단체들은 거품 투성이인 시장에 충격을 주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모두 건설 원가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상태다. 이 후보는 건설원가 수준의 기본주택 100만호 공급을, 윤 후보는 청년층과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30만호 규모의 원가주택 공급을 공약했다.

먼저 이 후보는 원가주택 공급을 그의 기본 부동산 공약인 ‘기본주택’에 담아 놓고 있다. 이 후보의 기본주택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평생 살 수 있는,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공급되는 공공주택을 말한다. 건축물만 분양하는 분양형과 건축물도 임대하는 임대형으로 구분해 공급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구상이다. 

윤 후보는 원가주택을 청년층과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그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 국가가 국민주택(85㎡) 규모 이하 주택을 고밀도·대규모로 직접 건설해 건설 원가 이하로 공급하는 ‘청년원가주택’ 30만호 공급을 공약했다. 단 주택을 매각할 경우 국가에 매각해야 하며, 5년 이상 거주해야만 주택 가격 상승분의 70%를 청년이 가져갈 수 있다.

◇공급 받으면 좋은데, 토지주와 주택공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매년 주거복지부분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다.   쿠키뉴스DB

원가주택 공급 여론이 커지면서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원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먼저 ‘토지주’, ‘주택공사’, ‘입주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개발이익 분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향후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지금과 같이 정부가 공공의 이익을 명분으로 국민의 토지를 수용하고, 수용한 토지에 아파트를 지어 원가에 공급할 경우 개발이익 대부분이 아파트를 공급받는 이에게 귀속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가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는 보완책이 있지만 토지를 수용당한 토지주 입장에서 억울함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원가주택을 공급받은 국민과 받지 못 한 국민 간에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원가주택을 공급해야 할 주택공사도 고민에 빠진다. LH의 경우 임대주택 등 주거복지 사업에서 매년 1조 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다. LH는 이를 개발이익으로 메우고 있는 상황. 원가주택 공급으로 개발이익이 줄어들게 되면 적자전환이 불가피하게 된다. 

익명의 한 주택공사 관계자는 “원가주택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청약과 함께 또 다른 ‘로또’가 될 것”이라며 “특정 계층에게 개발이익이 쏠리는 모습에 토지를 수용당한 토지주들의 반발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이익이 줄어들게 되면 주거복지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정부가 배정해 줘야 하지만 한정된 예산에 주택공사들이 빚으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재정 부실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시장충격 위해 원가수준 주택 필요”

LH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에 2조7000억원의 거품이 있다고 주장한 경실련.   경실련 유튜브 캡처 

시민단체들은 업계의 우려에도 원가수준의 주택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다. 공공부문에서 원가수준의 주택공급을 통해 거품이 끼어있는 민간 주택시장에 충격을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박훈 경실련 토지주택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일 ‘LH 사전청약 분양가 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LH가 토지수용에 강한 권리(수용)를 법에서 보장받고 있는 상태에서 보장된(수용한) 토지를 가지고 어떻게 많은 사람의 주거안정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에 고민해야 한다”며 “LH가 적자를 보지 않는 수준의 이익만 확보하면서 (낮은 가격의 주택 공급을 통해) 주택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경실련은 기자회견 당시 LH의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격을 적정분양원가와 비교해 2조7000억원 부풀려진 것으로 발표했다. 사전청약 25평 기준 1채당 평균 1억4000만원의 분양가가 부풀려졌다는 분석결과다. 그러면서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를 본청약 떄 30% 이상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