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조선소로 탈바꿈하는 'K-조선사'

최첨단 기술 현장 적용 사전작업 차원
업무효율성 증가 및 비용절감 효과도

기사승인 2021-12-03 06: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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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조선소로 탈바꿈하는 'K-조선사'
대우조선해양 관계자가 가상공간에서 선박 스프레이 작업을 체험하고 있다.

“위험한 도장 작업훈련을 이젠 가상현실로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이 친환경·스마트화로 전환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전 분야 디지털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날로그 작업 방식 조선소에서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조선소로 변모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디지털 전환 시 업무효율성 증대 및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목표로 조선업 전 분야에서 디지털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적 역량이 높은 대형 조선사부터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고, 중소형 조선사들도 기술 이양 방식으로 스마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가상현실(VR)을 적용한 도장 교육센터를 최근 개소했다. 선체에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 교육훈련은 도제식 개인지도 방식으로 진행돼 숙련인력 양성까지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교육센터 개소로 인해 훈련비용 부담, 안전문제 등 그동안의 제약사항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도장작업 특성상 높은 위치에서 작업이 이뤄지는데 숙련도가 낮은 기술훈련자의는 안전 문제가 항상 제기됐다. 최첨단 디지털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하면서 숙련도가 생기기 전까지는 교육센터에서 가상현실(VR)을 통해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에 개소한 가상현실(VR) 도장 교육센터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아이템인 가상현실(VR)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조선사 구축 사례”라며 ”전방위에 걸쳐 디지털화 작업에 나서고 있고, 이번 교육센터 개소는 스마트조선사로 거듭나려는 대우조선해양의 디지털 전환 사업의 일부다”고 말했다.

스마트조선소로 탈바꿈하는 'K-조선사'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스마트 야드용 ICT 솔루션. 해당 기술을 통해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 SHI(Smart Samsung Heavy Industries)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SHI는 기술개발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생산체계 지능화(스마트 생산), 계획정도 고도화(스마트 설계), 일·방식의 혁신(스마트 워크) 등 3대 수행전략을 기반으로 부문별 과제를 완료했고, 관련 시스템을 생산현장에 적용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MS와 업무협약을 하고 작업흐름(워크플로)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강현실(AR) 기반의 스마트 야드용 ICT 솔루션은 삼성중공업의 대표적인 디지털화 사례로 꼽힌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커다란 2D도면을 보면서 작업했으나, 스마트 SHI에 따라 태블릿·스마트폰으로 3D 도면을 보고, 작업에 임한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제대로 작업이 됐는지 디지털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많은 조선소 작업 분야가 디지털화됐고, 미진한 분야는 점차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며 “미래 차세대 선박 기술로 여겨지는 스마트십과 더불어 스마트조선사로 거듭나려는 시도는 업무 효율화, 제조의 정확도 향상을 위한 목적이다”고 말했다.

스마트조선소로 탈바꿈하는 'K-조선사'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현대중공업의 선박 화재 감시시스템

현대중공업도 스마트조선사 구축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어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제적 투자 통한 초격차 달성’이라는 비전을 발표하면서 ‘스마트조선소 구축 계획을 내놨다. 현대중공업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 중 3200억원을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스마트 조선소 전환은 3단계로 진행된다. 2023년까지 작업 안전도를 높이는 1단계 작업이 야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2026년까지 공정별 리드타임과 낭비요소를 줄여 작업 생산성을 높인다. 2030년에는 설계부터 인도까지의 모든 공정에 AI와 가상(VR), 증강현실(AR), 로봇 등 최신 기술을 접목시킨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최종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스마트조선사 구축과 더불어 선박 자율운항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2020년 사내 벤처 1호로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를 출범시켰고, 내년 1월 미국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2'에 참가한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스마트 전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들이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조선사 구축에 나선 이유는 새롭게 개발된 최첨단 기술들을 현장에 적용시켜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상상치 못했던 최첨단 기술이 나오고 있는데 관련 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데이터를 수집하고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현 한국해양대학교 조선해양개발공학부 교수는 “4차 산업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이라든지 데이터 사이언스라든지 혁명적인 기술적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조선사들의 스마트조선소 전환 노력은 기존에 활용할 수 없었던 신기술을 새롭게 산업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사전작업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조선소 구축은 인력이 투입됐던 업무를 디지털 기기가 대체하게 되면서 작업의 효율성 및 작업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며 “대형조선소뿐 아니라 중소형 조선사들도 비슷한 노력을 꾸준히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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