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만난 금감원, 무너진 신뢰 회복은

기사승인 2021-12-02 17: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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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만난 금감원, 무너진 신뢰 회복은
금융감독원. 2021.05.25. 박효상 기자

금감원 수장이 자산운용사들을 만나 감독·검사 방향에 대해 전하고 신뢰 회복을 주문하는 자리를 가졌다. 다만 그동안 잇따라 터진 사모펀드 사고로 훼손된 투자자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은 양상이다. 사모시장을 외면하고 떠난 개인투자자들은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다.

정은보, 운용업계에 신뢰회복과 반성 강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김성훈 키움투자 대표, 이규성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송성엽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박세연 수성자산운용 대표,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가 참석했다.

정 원장은 이날 펀드 운용 행태를 바로 잡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는 “전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는 운용의 특수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는 한편, 신기술조합 등과 사모펀드의 규제차익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적극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공모펀드나 일반투자자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과 대체투자 확대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자산운용사들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합병과 특화·전문운용사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금감원은 특히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무너진 업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원장은 “최근 사모펀드 사태는 일부 금융회사 등 시장 참여자들의 과도한 탐욕, 은행 등의 신용을 이용한 무분별한 창구판매, 소비자보호에 취약한 금융회사 내부통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이 자산운용업계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며 “건전한 운용, 선관의무, 투자자 이익 우선 등 기본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 스스로가 시장의 불안요소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쇄신, 과연 가능할까…사모펀드 시장 외면하는 개인투자자

잇딴 환매중단이 발생하기 전 사모펀드는 시장에서 인기있는 상품으로 발돋움 하고 있었다. 수익률이 극히 낮은 공모펀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큰손의 영역으로 여겨져온 사모펀드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공모펀드 규모를 앞선 사모펀드는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신규 설정 수와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9년 6월 개인투자자 판매잔고가 27조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다 같은해 말,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등 사고가 지속적으로 터지면서 내림세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에 옵티머스와 디스커버리 등 추가로 대형 사고가 이어졌다. 부실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된 금융사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고, 투자원금에 대한 보상이 일정부분 이상 이뤄졌으나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은 양상이다. 현재 개인 투자자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10조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사모시장을 외면하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내 자본시장에 결코 좋은 일은 아니”라며 “사모펀드 사고 충격이 컸던 만큼,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번 사고들 수습 과정에서는 사고 대응 기준이 없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여실히 부족한 상태가 있는 그대로 드러났다. 높은 수익을 낼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사기성이 짙거나, 부실한 상품을 걸러낼 체계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당국과 업계의 의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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