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트렌드’에 탄력받는 K-조선...내년도 ‘순항’

수주량 증가에 신조선가도 12개월째 상승
선박 수주량 1위 중국에 내줬지만...선별 수주로 효율성↑

기사승인 2021-12-07 14: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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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트렌드’에 탄력받는 K-조선...내년도 ‘순항’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이중연료 추진 셔틀탱커. 삼성중공업
“올해만큼 수주물량 확보를 장담할 순 없지만, 친환경 선박 수요는 꾸준할 겁니다”

자국 내 선사 발주를 싹쓸이한 중국 조선업이 올해 전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선별 수주한 K-조선업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영국 조선·해양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4507만CGT 중 38%에 해당하는 1696만CGT를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했다.

중국 조선사들이 2192만CGT(918척, 49%) 규모를 수주해 글로벌 수주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자국 선사 수요가 대부분이고 저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위주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선박 제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주로 수주했다. 친환경 연료로 추진동력을 얻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등이 대표적이다.

1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32만CGT(55척) 중 절반가량인 60만CGT(45%)가 친환경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으로 분석됐다. 이중 대다수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걸로 전해진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아직 교체 주기가 남은 선박들도 친환경 연료를 쓰는 선박으로 교체를 서두르면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가속화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서 선박 건조량 등을 비교하기 위해 주로 CGT계수를 사용하는데 이는 투입되는 비용과 선박의 가치 등을 따져 환산하는 방식이다. 중국도 40%가 넘는 선박 건조량을 기록해 전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면서, “다만, 자국 내 수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고급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벌크선 등의 수주가 대부분인 점은 국내 조선사와 다른 점이다”고 말했다.

내년도 올해처럼 친환경 선박 수주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수주한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과거 수주 가뭄에 비하면 꽤 많은 발주가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선사들이 향후 3~4년 뒤를 예상하고 발주에 나서는데 올해는 특히 많은 선사의 발주가 있었다”면서, “아직 발주하지 않은 선사들이 있고, 친환경 기조가 지속되면서 내년도 수주는 끊임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황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가격 경쟁력보다 기술 경쟁력이 더욱 중요한 친환경 선박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걸로 본다”면서, “이미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박을 새롭게 건조하는 신조선가도 상승세다. 11월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보다 1.3포인트 상승한 153.6포인트로 12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