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잇’ 류호성 “LCK서 정말 뛰고 싶었어요”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1-12-11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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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잇’ 류호성 “LCK서 정말 뛰고 싶었어요” [쿠키인터뷰]
아프리카 프릭스 서포터 '호잇' 류호성.   디스코드 화상통화 화면 캡처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아프리카 프릭스의 서포터 ‘호잇’ 류호성(22)은 2017년 데뷔한 올해로 데뷔 5년 차를 맞이했다. 담원 게이밍(現 담원 게이밍 기아)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9년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LCK 입성 이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치열한 주전경쟁이었다. 담원 시절에는 물오른 ‘베릴’ 조건희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고, T1 이적 후에는 ‘케리아’ 류민석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했다.

지난달 20일 류호성은 아프리카로 이적을 결정했다. 담원 게이밍, T1에 이은 세 번째 보금자리다. 이번에야말로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류호성은 “후보가 아닌 주전으로 LCK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는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안녕하세요.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요?

우선 좀 많이 쉬었어요. 다른 팀에 있는 친한 동생들과 함께 ‘롤토체스(TFT, 전략적 팀 전투)’를 많이 했던 것 같네요. 어느 정도 휴식 이후에는 솔로랭크를 하면서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기본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프리 시즌 패치 이후에 새로운 아이템이 많이 추가됐잖아요. 그런 부분과 드래곤 효과, 현상금 시스템 변화를 집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호잇’ 류호성 “LCK서 정말 뛰고 싶었어요” [쿠키인터뷰]
아프리카 프릭스 서포터 '호잇' 류호성.    아프리카 프릭스 제공

친화력이 굉장히 뛰어나 LCK 내 소문난 마당발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이적 후 특별히 축하를 전한 선수들도 있었나요? 

예전에는 다른 팀 선수들과도 두루두루 잘 지냈는데 요새는 딱히 교류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스스로도 조금 절제를 하고 있죠(웃음). 이적 후에는 ‘고스트’ (장)용준이, ‘프린스’ (이)채환이에게 축하한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아프리카 프릭스는 담원 게이밍, T1에 이어 세 번째 팀인데요. 이적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기를 뛰고 싶다는 열망이었어요. 담원 시절에는 조금씩 경기에 나왔지만, T1으로 팀을 옮긴 후에는 LCK 무대에 오르지 못했잖아요. 주전으로 당당히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확인해보니 마지막 LCK 출전이 2020년 3월 26일이에요. 담원 기아에는 ‘베릴’ 조건희 선수가, T1에는 ‘케리아’ 류민석 선수가 있어서 주전경쟁이 정말 치열했잖아요. 경기에 나가지 못했을 때 속상함도 컸을 것 같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당연히 화도 나고 답답한 마음도 조금은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다고 바뀌는 건 없잖아요. 결국 나보다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더 뛰어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다만 그럼에도 내가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대신 더욱 실력을 끌어올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후 스트레스도 컸을 것 같아요.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제 성격이 좀 무뎌요. 스트레스는 받았지만, 어느 정도는 그냥 흘려 넘기면 괜찮아지는 부분이 있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프릭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아프리카에 대한 호감이 있었어요. 실력이 있는 팀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인’ (김)기인이의 플레이를 보면서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는 인상을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호잇’ 류호성 “LCK서 정말 뛰고 싶었어요” [쿠키인터뷰]
아프리카 프릭스 '호잇' 류호성.   아프리카 프릭스 제공

지난달 27일 ‘프리콘’에서 진행된 ‘LoL BJ X 프릭스 이벤트 매치’에서 처음으로 지금의 멤버들과 경기를 치렀어요. 선수들의 첫 인상은 어땠나요? 

다들 순둥이처럼 생겼는데, 실제로도 심성이 착하더라고요. 성격이 센 선수들도 없어서 대화하기도 편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먼저 다가가서 얘기를 거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기인이 ‘페이트’ (유)수혁이와도 많이 친해졌습니다. T1에서 함께 생활했던 ‘엘림’ (최)엘림이나 ‘테디’ (박)진성이 형과는 원래 친했고요.

이번 시즌 아프리카의 바텀 듀오에 대한 팬들에 기대도 높은데요. 박진성 선수와 오랫동안 함께 지냈지만, 실제로 대회에 함께 나오는 것은 처음인데 소감이 궁금해요.

물론 대회에 함께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서 마음이 편해요. 조금 더 가다듬을 부분은 있겠지만 딱히 바꿀 부분은 없을 것 같네요. 워낙 익숙하고, 진성이 형이 워낙 실력이 좋으니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진성 선수가 서포터로 류호성 선수를 강하게 원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져 화제도 됐습니다.

진성이 형이 그렇게 생각해줘서 저는 정말 고마웠어요. 아마 경기에 나오지 못할 때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기에 진성이 형이 좋게 봐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연습 때도 서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서머 시즌 경기에 나오지 못했을 때는 주로 어떤 식으로 연습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T1에 있을 때 진성이 형, 저, (류)민석이, ‘구마유시’ (이)민형이까지 1군 로스터에 4명의 바텀 선수들이 있었는데요. 넷이서 이야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했어요. 특히 감독·코치님께서 라인전, 챔피언 구도, 운영 등 세세한 부분도 잘 지도해주셨습니다. 경기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준비를 하면서 잘 가다듬었기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의 ‘카인’ 장누리 감독님께는 어떤 부분을 배우고 있나요?

감독님이 선수 시절 서포터를 하셔서 그런지 더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하셔요. 말씀해주시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좋은 내용이라고 느껴져요. 특히 경기를 치르는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를 제가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호잇’ 류호성 “LCK서 정말 뛰고 싶었어요” [쿠키인터뷰]
아프리카 프릭스 '호잇' 류호성.   아프리카 프릭스 제공

그렇다면 류호성 선수가 생각하는 서포터 최고의 덕목은 무엇인가요?

분명히 이전과는 달라진 점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지금은 라인전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라인전은 스킬 적중률 등 개인 기량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라인전을 잘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롤모델로 삼은 선수가 있었나요?

LCS(북미 프로리그) 팀 리퀴드(TL) 서포터 ‘코어장전’ 조용인 선수요. 2017년 삼성 갤럭시에 있을 때부터 정말로 우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시 조용인 선수의 영상을 보면서 연구하고 많이 연습했던 기억이 나네요. 라인전을 매우 빡빡하게 잘하는데, 스킬 적중률도 매우 높고요. 말 그대도 꽉 찬 육각형 스타일에 가까웠죠. ‘내가 저 사람과 라인전을 하면 이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자신의 기량을 평가한다면요?

지금은 아직 폼도 완벽히 올라오지 않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지금이 7점이라면 시즌 시작 전까지 열심히 갈고닦아서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면 모자란 점수는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스프링과 올해 전체의 목표를 나눠서 봐야겠죠? 우선 스프링 스플릿기간에는 새로운 멤버들과 합을 맞추고 연습을 부분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현실적인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에요. 1년 전체로 본다면 무조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이겠죠. 아마 이건 저 말고도 다른 팀원들도 모두 같을 거예요.

내년 시즌부터는 모처럼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바라는 점, 혹은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만큼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어느때보다 동기부여는 확실하거든요. 제가 갑자기 초심을 잃고 나태해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류호성에게 다가올 2022년은 어떠한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분명 지금과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증명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직업 특성상 프로게이머는 항상 증명을 해야해요. 하지만 그동안은 따로 기회가 많지 않아서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기회도 얻었으니 저를 증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제가 오랫동안 경기에 나가질 못했어요. 이런 점들에 대한 불신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팬분들이 걱정과 의심을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시즌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