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간결하게’… 청년스타일 장착한 대선후보들

단문 공약부터 유튜브 ‘쇼츠’까지… 콘텐츠 대결에 20대 반응은?

기사승인 2022-01-19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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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간결하게’… 청년스타일 장착한 대선후보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단문 공약.   윤 후보 페이스북

여야 대선후보들이 20대 표심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SNS 스타일도 바꿨다. 핵심 메시지는 ‘짧고 간결하게’였다. 

#여성가족부 폐지
#더 나은 변화=이재명
#더 나쁜 변화=윤석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6일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단문 공약을 밝힌 뒤 하루 만에 공약과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7글자만이 윤 후보의 페이스북에 업로드됐다. 

이후에도 단문 공약은 이어졌다. 공약뿐만 아니라 현 정부 정책과 반대되는 윤석열 정부만의 기조를 짧게 공개하기도 했다. △병사 봉급 월 200만원 △비과학적 방역패스 철회, 9시 영업제한 철회, 아동청소년 강제적 백신접종 반대 △주적은 북한 등이다. 

짧은 공약을 발표한 뒤 구체적인 내용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설명했다. 도입 취지, 공약 실현 방법 등을 담아 발표했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같은 ‘단문 메시지’에 대해 “짧은 문구로 임팩트 있게 전달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의 단문 메시지는 다른 페이스북 게시물에 비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문 메시지 게시글은 대부분 ‘좋아요’ 1만건을 넘겼다. 통상 게시물 좋아요 수가 3~7000대를 기록한 것과 달리 큰 호응을 받고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단문 메시지’ 전략에 탑승했다. 윤 후보를 저격하기 위한 용도였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더 나은 변화 = 이재명, 더 나쁜 변화 =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그간 장문의 페이스북 글을 작성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짧은 글을 통해 윤 후보 저격에 나섰다. 

‘짧고 간결하게’… 청년스타일 장착한 대선후보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유튜브 쇼츠를 통해 토론 참여를 촉구했다.   이 후보 캠프 제공 

‘30초부터 3분까지’… 유튜브 ‘쇼츠(shorts)’ 대전

짧은 영상으로 제작되는 유튜브 쇼츠 대전도 막이 올랐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가량의 쇼츠 영상을 제작해 공약을 홍보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후보는 특히 ‘탈모 공약’ 발표에서 제작한 쇼츠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는 대사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탈모 공약 외에도 게임 등 정책공약을 ‘이재명의 알랴줌(ZOOM)’이라는 시리즈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윤 후보와 토론회를 놓고 극심한 신경전을 벌였을 땐 “토론도 할 겸 한번 만나시죠”라며 제안 영상을 쇼츠로 제작하기도 했다. 

윤 후보도 공약을 쇼츠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김동욱·박민영·오철환 등 청년 보좌역의 주도로 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준석 대표,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함께 출연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요금 동결, 공영방송 정상화, 체육시설 소득공제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쇼츠 영상에 담아냈다. 

‘짧고 간결하게’… 청년스타일 장착한 대선후보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저격하며 올린 페이스북 글.   이 후보 페이스북

짧고 강렬하게?… 20대는 ‘시큰둥’

단문 공약부터 쇼츠 영상까지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20대 맞춤형 선거유세를 펼치고 있었지만, 실제 청년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대통령 후보로서 신뢰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이슈 몰이용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경기권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A씨(25·남)는 “대통령선거가 재미있는 사람 뽑는 선거는 아니지 않나”라며 “후보들의 콘텐츠가 재미도 없고, 유익한 것 같지도 않다. 대통령 후보라는 신뢰감을 못 주는데 콘텐츠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취업준비생 B씨(24·여)은 “이런 거 만들 시간에 공부를 좀 더 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사실 단문 공약을 처음 봤을 때 ‘뭐 어쩌라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설명하려면 좀 더 진중한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후보들의 ‘부족함’을 가리기 위해 콘텐츠로 승부하려고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C씨(27·여)는 “화제성으로 후보를 덮으려는 느낌”이라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다음 대통령으로는 화려한 사람보다 잘 준비된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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