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민석은 2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리브 샌드박스와의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럭스’, ‘쓰레쉬’로 활약하며 팀의 2대 0 승리에 기여했다. T1은 젠지 e스포츠에 득실에서 앞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만난 류민석은 “4연승을 거두는 와중에 경기력도 좋아서 기쁘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연습 과정 때부터 빡빡하게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 기준에서 아직 잘하는 팀이랑은 붙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연승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
류민석은 팀 상승세의 비결 중 하나로 팀 분위기를 꼽으면서 “워낙 가깝게 지내다 보니 경기 중에 실수가 나와도 서로 유쾌하게 얘기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두려움 없이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최근 리그 관계자들은 T1이 스크림(연습경기)에서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류민석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데뷔 후 스크림 성적이 안 좋았던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성적도 좋지만 게임 내용도 예쁘다고 생각해 이번 시즌이 제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크림에선 상대팀도 우리팀도 전부 과감해서 우리가 훨씬 더 잘해 보일 수밖에 없다. 대회 땐 우리가 과감해도 상대가 주눅들어있는 모습이 보여서 폭발적인 모습이 잘 안 나온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대회에서도 우리 경기력이 매우 좋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동료들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내다보니, 상대적으로 활약이 눈에 덜 띄는 서포터 포지션의 류민석은 올 시즌 아직까지 POG(플레이 오브 더 게임) 수상 경험이 없다. 류민석은 “경험이 적은 친구들이 POG를 받으면 자신감이 많이 찬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쉽긴 하다. 올 시즌 관중들이 많은 데서 POG 인터뷰를 못 해봐서 한 번쯤은 POG를 받고 싶다”며 웃었다.
02년생의 류민석은 일찍 데뷔를 한 탓에, 어느덧 만만치 않은 경력을 보유한 선수가 됐다. 최근엔 막내 ‘제우스’ 최우제가 ‘피오라’를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등 든든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류민석은 “데뷔를 하고 작년까지는 뭔가 조급했다.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마음이 커서 팀원들이 많이 챙기질 못했다”며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실력에 확신도 생겼다. 내 자신보다는 팀원들을 조금 더 신경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민석은 팀 내 오더도 거의 도맡아서 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는 다 같이 오더를 했는데 롤드컵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감독님도, 스스로도 내 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시야가 넓어지고 뭔가 눈에 다 보이는 느낌이다. 팀적인 합의는 없었지만 내가 말을 많이 하게 돼서 자연스레 오더를 전담하게 됐다. 게임 보는 눈이 확 트였다. 이제 정말 역천괴가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민석은 ‘제 2의 역천괴’라는 별명이 붙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농심의 서포터 ‘피터’ 정윤수에 대해선 “제 2의 수식어보다는 제 1의 수식어가 붙는 편이 낫지 않나. 내가 역천괴를 할 테니 피터 선수는 ‘제 1의 역천귀(역대 천재 귀요미)’를 하시면 좋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T1은 이제 농심 레드포스와 담원 게이밍 기아, 젠지 e스포츠 등 상위권 팀을 연달아 만난다. 진정한 시험대에 서는 셈이다. 류민석은 “난 항상 자신있다”면서도 “제일 경계되는 팀은 담원이다. 최근에 젠지전에서 담원이 패했지만 게임 수행을 담원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설날도 껴 있어서 쉬는 날이 있을 텐데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