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치킨게임 과열…넷플릭스·디즈니 주가 하락세

기사승인 2022-02-01 17:03:11
- + 인쇄
글로벌 OTT 치킨게임 과열…넷플릭스·디즈니 주가 하락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수혜를 받았던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최근 주가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수가 점점 둔화되기 시작하고, 디즈니플러스도 예상 보다 못한 컨텐츠로 가입자 수가 정체되고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둘 기업은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OTT 서비스업체로 잘 알려진 넷플릭스가 연초 이후 주가가 약 28.50% 하락했다.

최근 나스닥 기술주들이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에 크게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나머지 빅테크나 기술주 보다 주가가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 기업의 주가 부진 원인은 지난해 4·4분기 실적 둔화와 신규 가입자 정체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해당 분기 매출은 77억1000만달러(약 9조 1980억원)로 월가의 컨센서스(기대치·77억1000만 달러)에 부합했으나 신규 가입자가 크게 감소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4분기에 828만명 가입자를 추가했다. 이는 월가 추정치(839만명)에 못 미치는 수치다. 

게다가 OTT 서비스의 치킨게임도 넷플릭스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재 글로벌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의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애플의 ‘애플TV+’ 등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치열한 OTT 경쟁으로 인한 출혈 경쟁(컨텐츠 개발 투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뒤를 추격하던 디즈니플러스도 예상 밖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모회사 디즈니는 연초 대비 주가가 8.80%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부진도 있지만 코로나 악재가 절정이던 1년 전 주가와 비교해도 약 16.38% 하락했다. 이는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월가 전망 보다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서다. 디즈니플러스의 지난해 3분기 신규 가입자수는 210만명으로 전분기(1260만명) 대비 6분의 1토막이 났다. 막대한 투자로 인수합병(M&A)을 했지만 결과물은 생각 보다 초라했다. 디즈니플러스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M&A를 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구축해 왔다. 대표적으로 디즈니가 인수한 컨텐츠기업은 스타워즈, 픽사, 마블,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이 있다. 때문에 한때 월가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출시되면 넷플릭스의 아성은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기존에 있던 캐릭터에 의존하는 컨텐츠, 인종이나 성별의 안배를 중시하는 PC(정치적 올바름) 강박관념 등이 신규 고객 유입을 막았다. 대표적으로 디즈니는 '백설공주(Snow White)' 실사 영화의 주인공으로 콜롬비아계 배우를 발탁하거나, 인어공주 주인공을 흑인 배우로 고용해 팬 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이 컨텐츠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다만 넷플릭스 등 OTT 기업은 여전히 높은 성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미국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이 최근 주가가 급락한 넷플릭스의 주식 300만주 이상을 매입했다. 

빌 애크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회사를 오랫동안 긍정적으로 지켜봐왔다”면서 “시장이 우리에게 기회를 줘 고맙다”고 언급했다. 빌 애크먼은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투자계 거물로 코로나19 당시 하락을 배팅하면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기도 했다. 또한 그는 또다른 헤지펀드 CEO 칼 아이칸과 대립하면서 건강식품 유통회사(다단계 회사) 허벌라이프를 공매도하기도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