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The City of Lost Children, 1995)’와 꿈의 경영학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입력 2022-03-23 23: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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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The City of Lost Children, 1995)’와 꿈의 경영학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복제기술이 발달된 미래를 배경으로 하여, 꿈을 잃어버린 삶의 뒤틀린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들의 순수한 꿈을 잃어버림으로써, 우리의 삶은 악몽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창조적 상상력보다는 온갖 도둑질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아이들마저 그 순수한 꿈을 잃은 지 오래다. 더구나 너무 일찍 늙어버려 꿈을 꾸지 못하는 불행한 운명의 영화 속 주인공 크랭크, 그래서 그가 빼앗고자 하는 어린 아이의 꿈, 그것은 바로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순수한 꿈일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현실이라는 세계에서 잃어버린 바로 그 꿈들 말이다. 그러기에 영화에서 잃어버린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순수함을 잃어버린 우리의 꿈’이다. 아이들이 하나씩 납치되어 갈 때마다 꿈을 꾸던 사람들은 하나씩 꿈꾸기를 포기하고, 그 자리엔 악몽만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어버린 과학자가 자신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꿈을 훔쳐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아직도 순수한 꿈을 꾸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리고 그 꿈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자 한 아이를 통하여,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젊음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영화는 점차 꿈과 희망이 상실되어 가는 첨단과학이 지배하는 세계는 파멸할 수밖에 없으며, 동화 같은 순수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만이 인류를 구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하여 언제나 아름다운 꿈을 잃지 않는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희망으로써의 꿈을 언제나 잃지 않고 자신의 동화 같은 경영세계를 이루었던 월트 디즈니의 ‘꿈(희망)의 경영’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The City of Lost Children, 1995)’와 꿈의 경영학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꿈을 파는 기업’. 월트 디즈니(Walt Disney; 1901∼1966)에게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은 없을 것이다. 1928년 단편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Streamboat Wille)>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미키 마우스는 90년이 더 지난 오늘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 따라서 디즈니가 이룬 꿈의 세계는 지구상 어린이와 어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경영방식을 ‘꿈의 경영’이라 하는데, 그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빌 캐포더글리․린 잭슨 저, 이호재․이정 역, '디즈니 꿈의 경영', 21세기북스, 2000. 외).

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경영방식(‘꿈’, ‘믿음’, ‘도전’, ‘실천’이라는 모험과 상상에 가득 찬 목표), ② 모든 사람의 꿈의 실현, ③ 고객만족(고객이 아니라 초대한 손님), ④ 직원만족(하나를 위한 전부, 전부를 위한 하나), ⑤ 영광을 함께 나누는 파트너십, ⑥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작은 것, ⑦ 문화 마케팅(시대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 넘는 범세계적인 캐릭터와 영화 만들기).

디즈니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가장 교묘하게 이용한 기업가이며, 디즈니사는 ‘악의 제국’이라고 까지 악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꿈을 간직하고, 용기 있게 마지막까지 실천하고, 실천하고, 또 실천하라”고 강조했던 디즈니는, 꿈을 현실로 바꾼 것은 결코 기적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그가 꿈을 잃어 가는 현대인의 가슴에 마음껏 상상한다는 것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젊음과 늙음의 차이는 나이가 아니라 ‘아직도 꿈을 꾸는 있는가’에 의해 정해질 수 있다면, 그는 언제나 영원한 젊은이로 살아 숨쉬고 있다. 가장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가장 현실적인 부를 성취하게 해준 ‘해리 포터’와도 같이, ‘꿈을 꾸고, 그 꿈은 꼭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함으로써 실천될 수 있다.’

“산다는 것은 꿈이 있다는 것이고. 꿈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꿈이 있는 사람이 인생을 사는 듯이 살고, 아름다운 발자취를 후세에 남긴다.”(프리드리히 실러).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가는 법이다. 오늘은 디즈니가 꾸었던 꿈속으로 여행을 해볼까? 혹시 인어공주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