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늘리는 자동차업계…부품업계는 '미비'

"정부, 국내 車산업 연구개발·인력 예산 지원 확대해야"

기사승인 2022-05-28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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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늘리는 자동차업계…부품업계는 '미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주력 계열사 3사가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전동화를 비롯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물론 자율주행, 수소차, 내연기관 부품 품질 향상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선제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반면 국내 완성차 비계열사 부품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줄고 있어 정부 차원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R&D와 인력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대차는 국내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16조2000억원), 로보틱스 등 신기술 및 신사업(8조9000억원),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 및 서비스 품질 향상(38조원)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 업체로 도약하는 동시에 산업 패러다임의 격변기에 고객 선택권을 존중하고 국내 연관산업의 안정적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인 지난 21∼22일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전용 공장 및 배터리셀 공장 설립과 로보틱스·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도심항공모빌리티(UAM)·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 대한 총 105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대차를 비롯해 전체 자동차산업의 R&D 투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완성차 비계열 부품기업 273개사의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20∼2021년 현대차그룹의 R&D 투자는 4094억원 증가했으나 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2사의 투자는 999억원 감소했다.

무엇보다 완성차 비계열 부품기업의 투자도 378억원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계열 부품기업 273개사 중 R&D 투자가 2년 연속 감소한 기업은 85개사에 달했다. 이는 미래차 전환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경쟁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R&D 투자를 확대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상황에서 기업 간 혁신역량의 격차 확대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기준 주요국의 자동차 산업 R&D 투자는 독일 59조원, 일본 33조원, 미국 30조원, 중국 12조원 등의 순이며, 우리나라 8조6000억원으로 이들 국가에 크게 뒤쳐졌다.

또 2020년 미국과 독일의 자동차 엔지니어는 각각 11만명, 12만6000명으로 늘어났지만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연구개발 인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오히려 929명 줄어 3만7000명에 그쳤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모빌리티로 진화하며 전후방 연관산업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관련 R&D 예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장기적으로 R&D 투자를 해온 기업과 핵심역량을 보유한 창업기업을 모두 지원하는 이원화 전략을 운용하면서 모빌리티 산업의 공급망 안정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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