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한국문화의 본류...이젠 금융 중심도시로 재도약할 때” [쿡 인터뷰]

김관영 전북도지사 특별 인터뷰
“국민연금 기금본부 이전설, 낭설 불과...전주 소재 법적 명시”
“새만금 국제학교 건립 등 정주 여건 개선할 것”
“정치, 국민 삶 진일보시키는 일...전북 먹고사는 길, 누구와도 협력”

기사승인 2023-03-22 1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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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한국문화의 본류...이젠 금융 중심도시로 재도약할 때” [쿡 인터뷰]
김관영 전북도지사.   사진=전북도청

지방분권은 단순한 선언적 구호를 넘어 대한민국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됐다. 이에 발맞춰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를 국정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방분권 실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국민 100명을 초청해 열린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비롯해 다양한 창구를 통해 지방분권의 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방분권을 이유로 서울에서 전주로 자리를 옮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재이전설이 나오면서 윤 정부가 강조한 ‘지방시대’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기금본부가 있고 지방분권화 준비에 여념이 없는 전북도는 비상이 걸렸다. 혹여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전북도를 대표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최근 제기된 서울 재이전설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가능성 자체를 일축했다. 재이전의 이유로 언급된 수익률 하락, 정주 여건 문제 등은 전북도 차원에서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단 의지도 밝혔다.

특히 지방시대 흐름을 따라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착실히 준비하면서 국민연금을 토대로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도시 조성이라는 비전을 실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쿠키뉴스는 21일 김 지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전북도가 구상하고 있는 지방분권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서울 재이전설이 불거졌다. 전북도의 기본 입장은
▷그야말로 어불성설. 국민연금법에 기금운용본부는 전주에 둔다고 명시돼 있다. 법을 바꾸지 않는 한 이전이 불가능하다. 전주 이전 후 수익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사실 아니다. 전주 이전 후 수년간 꾸준히 10% 내외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2019년에는 11.3%라는 역대 최고 수익률을 달성했다. 다만 최근의 수익률 하락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침체에 따른 것이다. 세계 선진국 연기금과 서울 소재 금융사의 실적도 저조하다. 연기금의 수익률만의 언급은 악의적이다.

-기금운용본부 인력들의 이탈이 재이전설의 근거로 언급되는데
▷인력 이탈설도 낭설이다. 이직률이 높은 편인 금융업계를 고려해도 기금본부의 이직율(8%)은 업계 평균(17%)보다 훨씬 낮다. 재이전설에 대해 청와대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혔지만 도민들은 불안해한다.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강력히 전하겠다.

-기금본부의 서울 재이전설이 처음은 아니다. 지역언론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전북도의 복안은
▷운용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대통령 지시로 정부서도 운용인력의 처우개선을 검토하는 걸로 안다. 시장 수준의 보수 책정이 되도록 강력히 건의하겠다. 금융전문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9년에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공단에서 기금운용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2020년부터 자산운용 담당하는 프론트 인력을 매년 65명씩 양성하고, 금융지원 백오피스 인력은 지역대학과 연계해 연간 200여 명씩 배출하고 있다. 

-자녀 교육 문제 등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데
▷정주 여건도 개선하고 있다. 기금본부가 소재한 전북혁신도시의 여가 및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종사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교육환경 개선에도 새만금 국제학교 건립 추진 등을 통해 노력하겠다.

“기금본부, 전북도민에게 아픈 손가락”
“LH 일괄 이전 내주고 달래기 차원 정치권서 합의한 것”

-국민연금만이 유일하게 소재지에 법적 근거가 있다. 특혜라는 비판에 대해선
▷기금본부는 우리 도민에겐 아픔 끝에 얻은 자식이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경남으로 일괄 이전하면서 성난 전북 민심을 달래기 위한 대안으로 결정된 게 기금본부 이전이다. 국민연금 소재지를 법으로 명시한 것은 정치권 합의 없이는 불가하다. 당시 여당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는 기금본부를 포함한 국민연금의 완전한 전북 이전에 동의한다는 정치권의 강력한 뜻이 반영된 결과다.

-국민연금이 전주에 있어 얻을 수 있는 국익은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국민연금 전주 이전으로 SSBT, BNY멜론 등 국내외 7개 금융기관이 전북사무소를 개설했다. 올 7월에는 자산운용규모 1조4000억 달러의 프랭클린템플턴사도 사무소를 연다. 2026년 전북국제금융센터가 완공되면 더 많은 금융기관이 전북에 들어올 것이다. 수도권과 영남에 집중된 금융생태계가 호남권에 새롭게 생겨나는 것이다. 
또 연기금 중심으로 전북을 자산운용 금융도시로 육성하면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와 국가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균형발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기금본부의 전주 존속이 지방분권 실현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
▷상당히 도움된다. 국민연금 전주 이전으로 전북은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 조성’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됐다. 윤 대통령도 전북을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기금본부는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 조성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또한, 한국투자공사, 한국벤처투자, 각종 공제회 등 전북이 유치를 희망하는 자산운용공공기관 이전의 동력이 될 것이다.

“전북, 한국문화의 본류...이젠 금융 중심도시로 재도약할 때” [쿡 인터뷰]
새만금 국제공항 투시도.   사진=전북도청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착실히 준비”
“가장 젊은 땅 새만금, 한국의 두바이로”

-지방분권이 새로운 아젠다이다. 금융중심지 도약 등 이외 공들이는 지방분권 정책은
▷내년 1월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가 대표적이다. 고도의 자치권과 실질적 지방분권을 보장받게 되는데 제주와 세종, 곧 출범하는 강원도 등의 선례를 참고해 농업·문화관광·교육·이민정책 등 전북만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특례를 발굴, 반영해나가겠다.

-최근 전북을 언급하면서 ‘악취’ 발언 등이 논란이 됐다. 전북도가 그리는 전북의 이미지는
▷수도권 중심의 편협된 사고가 낳은 발언이다. 전북은 문화적 수준이 대단히 높은 고장이다. 단적으로 전북 인구가 178만인데 지역 지정 무형문화재는 73명이다. 인구 천만인 서울은 45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한국문화의 본류라는 자산을 산업화할 생각이다. K-컬쳐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키워나가겠다. 

-새만금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데
▷그렇다. 전북에는 가장 젊은 땅인 새만금이 있다. 이곳에서 전기차와 하이퍼튜브, 태양광과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 등 새로운 산업이 지금도 육성 중이다. 공항과 항만, 철도 등 국내와 세계 어디든 연결되는 길도 열리고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서 앞으로 전북을 기업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곳,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어가겠다. 

-광역단체장은 행정가이면서도 정치인이다. 김관영 지사에서 ‘정치’란
▷정치는 국민의 삶을 진일보시키는 일이다.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헌신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민생을 위해서라면 여야와 진영의 구분 없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게 신념이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협상의 달인으로 불렸다. 도지사가 되어서도 협치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북이 먹고 살 수 있는 일, 전북이 가야 하는 길이라면 누구와도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겠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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