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기사승인 2023-03-25 06: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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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21일 정식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가 21일 모바일과 PC 플랫폼에서 정식 출시됐다.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아키에이지 워는 글로벌 64개국에서 약 2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PC MMORPG ‘아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크로스플랫폼 게임이다. 

아키에이지 워는 원대륙 소멸 후 이주를 마친 종족들이 ‘누이아’ 대륙에 정착하며 겪게 되는 세력 간의 알력 다툼을 배경으로 서사를 써 내려간다. 원작의 세계관이 동서로 나뉘기 전의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아키에이지가 모험과 생활 콘텐츠에 집중했다면, 아키에이지 워는 속도감 넘치는 전투와 대규모 전쟁 콘텐츠에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게임즈는 심리스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한 필드전과 광활한 바다에서 펼쳐지는 해상전을 게임 내 대표 콘텐츠로 소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정석원 엑스엘게임즈 기획팀장은 “1000명의 이용자가 한 장소에서 전투를 치러도 쾌적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많은 이용자가 모여 전투를 경험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과 변수들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전 사전예약자 수 200만명을 돌파하며 주목받았고, 출시 당일에는 5시간 만에 양대 앱마켓 인기순위 1위, 24일에는 구글플레이 매출 2위로 올라서며 국내 유통 MMORPG 중 단기간 내 최대 흥행 기록을 새롭게 써 내려갔다.

기자가 직접 플레이 한 아키에이지 워는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많은 게임이었다.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으로 구현된 인게임 세계, 빠른 공격 속도, 뛰어난 PC 버전에서의 최적화, 카카오톡을 연동한 게임 알림 기능으로 인한 편리성 등이 장점인 게임이었다. 그러나 잦고 갑작스러운 서버 점검, 자동 사냥 상황에서의 여러 불편 요소들, 수동 조작에서의 불편한 이동 조작키, 기대에 미치지 못한 해상전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직 출시 초기라 게임 내 핵심 콘텐츠로 소개된 ‘대규모 전쟁 콘텐츠’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지만, 게임의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대규모 전쟁 콘텐츠의 퀄리티가 중요해 보인다.

보다 직관적으로 게임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기자가 직접 플레이한 아키에이지 워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느낌표(!)’와 ‘물음표(?)’로 정리했다. 

‘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뛰어난 게임 내 그래픽.   아키에이지 워 캡처


!. 뛰어난 그래픽, 풍부한 볼거리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웅장한 배경음악과 몰입감 높은 오프닝 시네마틱이 반겨준다. 캐릭터 생성 과정에서 종족은 ‘누이안’, ‘엘프’, ‘히라히란’, ‘드워프’, ‘워본’ 등 총 5가지로 구분된다. 이용자는 각각의 종족에서 ‘양손검’, ‘한손검’, ‘활’, ‘단검’, ‘지팡이’ 등의 역할군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에는 선택한 캐릭터의 클래스별 등급에 따라 외형과 능력치가 변화되는데, 이용자가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요소는 없었다.

기자는 ‘아란제비아2’ 서버에서 하리하란 종족의 양손검 캐릭터 ‘무희’를 선택해 게임을 시작했다.

‘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선택한캐릭터의 클래스별 등급에 따라 외형과 능력치가 변화된다.   아키에이지 워 내 캡처


게임 속 세계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기후와 이로 인해 파생된 다양한 특색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를 심리스 월드로 구현해 원하는 곳을 로딩 없이 갈 수 있다는 점도 게임 내 강점이었다. 

중세 배경의 도심지와 항구도시부터 험한 사막지대와 평원에서의 뛰어난 그래픽은 모험의 재미를 느낌과 함께 세계관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어줬다. 특히 모바일보다 화면이 큰 PC 버전에서 그 매력이 부각됐다.

!!. 최적화, 게임 이용에 큰 장점

아키에이지 워는 어느 시간대에 접속하더라도 대부분의 서버가 ‘혼잡’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PC와 모바일 버전 모두 게임 내 프레임 저하 없이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많은 이용자와 함께 같은 필드에서 전투하고 있음에도 프레임 드랍은 느껴지지 않았다. 핵심 콘텐츠로 대규모 전투를 내세운 만큼, 최적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졌다. 다만 모바일로 플레이할 경우 발열 증상이 심했으며, 배터리 소모가 심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함께 사냥시 빠른 속도로 몬스터를 처치할 수 있다.


!!!. 협력 콘텐츠 강조한 사냥 시스템

사냥 시에는 몬스터를 한 대만 공격하고 다른 이용자가 이를 처치하더라도 경험치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이는 일정 수준의 몬스터를 쓰러트러야 하는 퀘스트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한적한 장소에서 사냥하는 것보다 여러명과 함께 사냥했을 때 효율적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파티를 맺은 후에는 팀원이 쓰러트린 몬스터도 함께 카운팅되는 효과가 있어 속도가 배가 됐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가 함께 사냥시 몬스터가 빠르게 처치되기 때문에, 근접 캐릭터보다는 마법사나 궁수 같은 원거리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레벨링에 이점이 있었다.

!!!!. 전투 디테일 뛰어나, 빠른 이동도 편리성 더해줘

캐릭터는 전투 상황에서 자연스럽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빠른 공격 속도와 호쾌한 타격감은 전투 상황에서의 재미를 높여줬다. 공격당하는 몬스터가 속성에 따라 다른 피격음과 피격 효과를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양하고 편리한 ‘순간 이동’ 시스템도 쾌적한 게임 환경 조성에 일조했다.

 퀘스트 진행 단계에서는 퀘스트 창 우측의 ‘화살표’ 버튼을 눌러 해당 장소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필요 없이 게임 내 재화를 통해 이용 가능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지루한 이동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다. 

순간 이동은 퀘스트 창 뿐만 아니라 좌측 상단의 미니맵 클릭 후 나타나는 ‘월드맵’에도 적용된다. 사냥터에서 다수의 몬스터에게 공격 당하는 중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급하게 도망쳐야 하는 상황에서도 유용했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알림 기능에도 점수를 주고 싶다. 자동 사냥 중 사망했거나 상점에서 판매중인 물건의 계약이 체결됐을 경우 카카오톡을 통한 알림을 받을 수 있는데, 게임에 직접 접속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게임 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아쉬움이 많이 남은 해상전. 


?. 아쉬움만 남긴 ‘해상전’

게임 내 가장 강조된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해상전’은 아쉬움만을 남겼다. 

해상전은 아키에이지 워가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과 구분되는 주요 콘텐츠다. 이용자는 직접 자신의 선박을 만들어 무역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전투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략적인 요소와 전투적인 요소를 모두 지닌 시스템인 셈이다. 

다만 직접 경험한 해상전은 의문 부호가 붙었다. 필드 전투를 해상으로 공간만 옮겨 놓은 모양새였다. 몬스터로는 해파리와 상어가 등장했는데 원거리 공격을 시전했고, 비주얼 디테일도 필드에서 만난 몬스터 대비 떨어졌다. 함선이 대미지를 받을 경우에는 캐릭터가 사용하는 HP 포션을 통해 수리가 가능했는데, 사소한 부분이지만 몰입감이 떨어졌다. 향후 추가 될 해상에서의 대규모 교전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알 수 없지만, 단편적으로 접한 해상전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빠른 속도로 소모되는 체력 회복 포션.  


성장 과정도 아쉬움을 남겼다. 아키에이지 워 내에서 가장 빠르게 레벨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인데, 퀘스트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반복적이었다.

메인 퀘스트의 전개 방식은 모든 구간에서 동일했다. 새로운 마을을 방문해 NPC(비플레이어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고, NPC의 요청에 따라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몬스터 사냥으로 얻은 아이템을 전달하면 된다. 그러나 모든 퀘스트가 몬스터 사냥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반복적인 행동이 강요됐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레벨을 올리면, 몬스터도 점점 강해지고 처치해야 하는 수도 늘어난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몬스터가 등장해 사냥 단계에서의 지루함을 어느 정도 줄여줬지만, 반복적인 몬스터 처치 요청 퀘스트는 지루함을 넘어 피로감을 불러 일으켰다.

여타 국내 MMORPG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매운맛의 비즈니스 모델(BM)도 기시감이 느껴진다. 확률형 뽑기 콘텐츠로 ‘직업카드’, ‘그로아’, ‘탈 것’ 등이 있고 직업카드는 변신 시스템과 유사하다. 

44만원 상당 패키지로 영웅 클래스를 확정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은 타 MMORPG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스킬 포인트 업그레이드, 추가 스택, 선박 강화 등 많은 부분에 과금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한 아키에이지 워 이용자는 “무과금 이용자인데 42레벨 이후 (몬스터가 쓰러지지 않아) 퀘스트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아키에이지 워’,  뛰어난 필드전 디테일, 아쉬운 해상전 [느낌표]
아란제비아 2 서버 긴급 점검.   아키에이지 워 공식 커뮤니티 캡처


불안정한 서버 문제는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23일 새벽 아키에이지 워 공식 커뮤니티에는 아란제비아 2 서버 이용자들의 뜻밖의 정모(인터넷 상 만남)가 이뤄졌다. 아란제비아 2 서버만 5~10분 간격으로 반복적인 점검이 오랜 시간 이어지며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부 서버 접속 불안정 현상 발생’ 공지를 통해 문제 해결 후 안내를 약속했지만, 아직도 원인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외에도 갑작스러운 공지 이후 긴급 점검이 진행되는 등 게임에 접속 중인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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