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4’, ‘릴리트’ 쫓다보니 시간 훌쩍… 최적화는 아쉽네 [게임 들춰보기] 

기사승인 2023-03-28 06: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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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4’, ‘릴리트’ 쫓다보니 시간 훌쩍… 최적화는 아쉽네 [게임 들춰보기] 
디아블로 4 플레이 화면. 도적을 선택해 플레이 했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핵앤슬래시(다수의 적을 빠르게 쓰러트리는 액션을 강조한 게임) 게임 ‘디아블로 4’가 28일 새벽 4시(한국시간)를 끝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를 마감했다. 

디아블로 4는 ‘디아블로 3(2012년)’ 이후 블리자드가 11년 만에 ‘디아블로’ 지식재산(IP)으로 선보이는 최신작이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IP로, 2000년 출시된 ‘디아블로 2’는 전세계에서 7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디아블로 4는 오는 6월 6일 PC와 플레이스테이션 5 등 콘솔 플랫폼을 통해 정식 출시된다. 

직접 플레이 한 디아블로 4는 몰입감이 매우 높은 게임이었다. 성장 가능 레벨이 25에 불과하고, 시작 지점인 ‘조각난 봉우리’만 플레이 할 수 있는 제한된 경험이었지만 디아블로 4의 방향성과 게임성을 엿보기엔 큰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다소 부족한 게임 내 편의성,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게임 끊김 현상 등은 정식 출시까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디아블로 4’, ‘릴리트’ 쫓다보니 시간 훌쩍… 최적화는 아쉽네 [게임 들춰보기] 
디아블로 4는 악마 릴리트의 행적을 쫓는 과정이 메인 스토리다.   

‘릴리트’ 쫓으니 시간 훌쩍, 몰입감 대단하네

디아블로 4는 전작에서 수십 년이 지난 성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악마 메피스토의 딸이자 성역의 창조자인 ‘릴리트’가 재림해 세계를 악으로 물들인다는 설정이다. 

이에 걸맞게 디아블로 4에는 어둡고 잔혹한 연출이 가득하다. 마을은 황폐화 될 대로 황폐화 돼 인적조차 드물고, 호러 영화에서나 들을 법한 배경 음악이 어둠과 함께 짙게 깔린다. 규모가 큰 대성당과 영지도 횃불에 의지해 가까스로 어둠을 밀어낸다. 성역 곳곳을 돌아다니다보면 피 범벅이 돼 마을에 내걸린 시체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캐주얼성이 짙어 디아블로 시리즈의 매력을 훼손했다는 평가를 받은 전작의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한 인상이었다. 

‘디아블로 4’, ‘릴리트’ 쫓다보니 시간 훌쩍… 최적화는 아쉽네 [게임 들춰보기] 
눈밭에 뒤덮인 마을. 화로가 위태롭게 타오르고 있다.

릴리트의 행적을 쫓는 스토리는 몰입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만나는 인물들과 서브 퀘스트를 진행할 수도 있는데, 저마다 사연이 풍부하고 뒤따르는 이야기나 연출도 다양해 깊이감이 상당했다. 스토리만 따라 게임을 플레이 해도 시간이 정신없이 흐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지만, 일부 서브 퀘스트는 충격적인 연출과 함께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아이템을 보상으로 건네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좀처럼 흥미를 느끼기 힘든 재료 모으기, 사냥 퀘스트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양산형 RPG와는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스토리 진행 방식이 불친절하지도 않아서, 디아블로 시리즈가 처음인 게이머들도 무리 없이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오픈 베타에선 서막과 1막에 해당하는 단편적인 스토리만 경험할 수 있었는데, 정식 출시 후 공개 될 스토리에 자연스레 기대감이 생겼다. 게다가 정식 출시 버전부터는 복수의 메인 스토리(퀘스트) 중 하나를 골라 원하는 방향대로 플레이 할 수 있어 이에 따른 재미와 매력도 더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블로 4’, ‘릴리트’ 쫓다보니 시간 훌쩍… 최적화는 아쉽네 [게임 들춰보기] 
디아블로 4의 전투 장면. 고레벨이 아닌데도 기본 스킬만으로도 손맛이 상당했다.

그래픽 품질 아쉬워도 괜찮아… 손맛도 일품


디아블로 4는 2023년에 출시되는 게임치고는 그래픽 품질이 높지 않다. 그러나 이 부분이 흠이 되진 않는다. 고품질 텍스처 없이도 던전 등 환경 요소 등이 세계관에 걸맞게 잘 디자인 돼 여타 게임보다 몰입도가 높은 편이다. 직관성도 좋아 몰려드는 몬스터들 사이에서 캐릭터를 컨트롤하기에 수월했다.

눈에 띄는 화려한 연출은 없지만 캐릭터의 타격 모션과 몬스터의 피격 모션이 역동적이라 손맛 역시 상당했다. 특히 기자가 플레이한 도적의 경우 특색 있고 속도감 있는 스킬을 보유해 전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몰려드는 몬스터를 잡으면서 제한된 시간 내에 마법진을 전부 완성시키면 고급 아이템이 담긴 보물 상자를 제공하는 등 필드 내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콘텐츠들도 제법 매력적이었다.

제한적인 경험이었지만 육성의 자유도도 높은 편이다. 스킬값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원하는 방향대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일례로 도적은 근접 무기, 원거리 무기와 관련한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데 취향에 따라 둘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거나 하나만 골라 숙련시킬 수 있다. 

‘디아블로 4’, ‘릴리트’ 쫓다보니 시간 훌쩍… 최적화는 아쉽네 [게임 들춰보기] 
필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우연히 돌발 이벤트를 마주하곤 한다. 사진은 방랑자 보호 이벤트.

프레임 드롭 해결될까… UI 등 편의성 개선 목소리도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당시 비판 받은 서버 대기열 문제는 오픈 베타에서 일부 해결됐지만, 특정 지역에서의 끊김 현상은 여전했다. i5-9600K에 RTX 2070 16GB 램 메모리의, 권장 사양을 웃도는 PC로 플레이 했음에도 캐릭터가 멈추거나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오픈 베타 마감을 앞둔 27일 밤에는 마을과 던전 등지에서 이러한 끊김 현상이 더욱 심해져서, 실망스러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안겼다.

유저 인터페이스(UI)에도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스킬창의 경우 마우스를 움직여야만 전반적인 스킬 트리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직관성이 떨어졌다. 또한 월드 규모가 방대한데, 순간이동진 간 거리가 멀어 이동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비되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자동 이동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터라 플레이 시간이 길지 않은데도 피로감이 상당하다. 말과 같은 ‘탈 것’이 추가되는 정식 출시 버전에선 이러한 부분이 해소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블리자드에 따르면 디아블로 4는 전작들과 달리 라이브 서비스로 운영돼 매 시즌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작에선 빈약하게 다뤄졌던 PvP(플레이어 간 전투) 시스템도 강화돼 게이머를 만날 전망이다. 정식 출시 후 공개될 콘텐츠의 가짓수와 매력에 따라 디아블로 4의 흥행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