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관둡니다”… 사직자 45%는 ‘이것’ 때문

업무 범위 외 불법진료 등으로 사직 결심
신규간호사 52.8%, 1년 이내 그만둬

기사승인 2023-06-05 16: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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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관둡니다”… 사직자 45%는 ‘이것’ 때문
대한간호사협회 회원들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총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사직한 간호사 절반 가까이가 간호업무 외에 불법진료 지시 등 과도한 업무로 인해 타병원으로 이직하거나 업무 부적응으로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대한간호협회가 2018~2022년 ‘병원간호사회,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간호사 평균 근무연수는 7년8개월로 일반 직장인 평균 근무연수(15년2개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직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2%는 간호사 본래 업무범위 이상의 과도한 일로 사직을 선택했다. 또 이들 중 아예 간호사를 그만두고 현장을 떠나는 탈(脫) 간호사 비율도 2017년 9%, 2018년 9.4%, 2019년 10.2%, 2020년 12.2%, 2021년 12.1%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중 52.1%는 5년 미만의 경력 간호사였다. 1년 이상~3년 미만인 경력자가 22.6%로 가장 많았고, 1년 미만인 경력자는 15.5%, 3년 이상~5년 미만인 경력자는 14%로 집계됐다.

특히 신규간호사의 경우 짧은 교육기간으로 인한 현장 부적응 등을 이유로 1년 이내 사직률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내 사직률은 2014년 28.7%, 2016년 35.3%, 2018년 42.7%, 2020년 47.4%에서 2021년 52.8%로 매년 급증했다. 

사직 이유로는 업무부적응이 3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타병원으로의 이동(12.5%), 질병 및 신체적 이유(12.3%), 타직종으로의 전환(7.7%) 순이었다.

신규간호사의 병원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해외에서는 신규간호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신규간호사 임상 적응 지원기간으로  ‘간호사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호주는 ‘트랜지션 프로그램’을 각각 1년으로 정해놓고 정부의 지원 하에 의료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에 따라 신규간호사 교육기간과 차이가 크고 교육 기간이 30일 이하인 기관이 대부분인 실정이다.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오는 7일 오전 서울연수원 대강당에서 ‘간호법 관련 준법투쟁 2차 진행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불법진료 지시를 거부하고 준법투쟁하는 현장 간호사의 애로사항과 의료기관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 등에 대한 확인 결과, 그리고 향후 준법투쟁 진행 계획에 대해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