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친환경 경영 ‘박차’...“파트너십 상생 방안 찾아야”

기사승인 2023-06-07 06: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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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친환경 경영 ‘박차’...“파트너십 상생 방안 찾아야”
빈티지 상품 팝업스토어. 신세계백화점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유통업계의 친환경 행보가 눈길을 끈다.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구가 높아지면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거나 친환경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친환경을 실천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빈티지 패션 의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비바무역’과 손잡고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강남점은 오는 8일까지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 행사장에서, 센텀시티점은 16일부터 25일까지 지하 2층 하이퍼그라운드 행사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폴로, 리바이스 등 품질 좋은 빈티지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행사장에 헌 옷 수거함도 함께 비치해 입지 않는 옷을 기부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8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16개 전 점에서 환경의 날 기념 친환경 행사 ‘어반 리프레시 위드 그린 프렌즈’를 진행한다. 행사는 점포별로 고객이 친환경 가치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오는 8일까지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는 아나키아·오버랩·로에·리얼브릭 등 2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업사이클 유니버스'가 열린다. 고객은 폐종이로 카드 지갑을 만들어보거나, 잠수복으로 고래꼬리키링을 만드는 등 업사이클링 체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판교점에서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식물 편집숍 ‘가든어스’ 친환경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컵을 가져오는 선착순 400명에게 친환경 식물을 심어주는 업사이클링 가드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최상위 고객 대상으로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한다. 고객 라운지인 ‘스타라운지’에서 제공하는 음료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뚜껑, 캐리어의 사용량을 줄이고자 생분해 가능한 소재로 교체하며, 명동본점을 시작으로 국내 전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제주점에서는 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하는 ‘플로베’ 카페를 ‘제로웨이스트’ 컨셉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통가 친환경 경영 ‘박차’...“파트너십 상생 방안 찾아야”
롯데면세점

이밖에 롯데면세점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통합물류센터에 약 5500평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연간 약 875톤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내고 있다. 물류센터와 시내점, 공항점을 오가며 면세품을 운반하는 보세운송차량으로 전기차를 도입하고, 지난 2월엔 전기차 충전소 설치도 완료했다.

면세품 포장을 위해 사용되는 공기주입식 에어캡 등 일회용 비닐을 재사용 가능한 ‘타포린백’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밖에 친환경 성과 관리를 측정하는 기준도 마련됐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친환경 활동 효과·실적 산정 기준인 일회용품 사용 억제 사업의 방법론을 개발했다. 앱 내 적용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이 일회용품 생산, 폐기와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산출하는 기준과 공식을 마련했다.

방법론은 배민이 전개하는 일회용품 사용 억제 사업의 목적, 기대 효과,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 방법, 사업 활동 모니터링 절차 등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지침)이다.

이 방법론으로 추산한 결과 배민 애플리케이션(앱) 내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을 통해 지난해에만 약 2만6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등 추진하는 친환경 활동 중 온실가스 감축량을 정량화할 수 있는 사례를 추가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반려견' 대신 해양을 입양해 바다를 돌보는 친환경 활동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제주 조천읍에 위치한 '닭머르 해안'을 새로운 반려해변으로 입양했다. 2020년 반려해변 사업 참여 후 두번째 입양이다.

닭머르 해안에는 많은 어종이 살고, 근처에는 자연생태학습 체험장인 남생이못이 위치해 있다. 정화 활동뿐만 아니라, 닭머르 해안을 알리기 위한 소비자 이벤트와 해양 환경보호 인식 확대 캠페인도 펼칠 계획이다.

이처럼 다양한 친환경 활동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친환경 경영 확대가 매출 증대 및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조업에 비해 유통업이 친환경 사업을 하기가 만만치 않다. 친환경 인테리어나 매장 운영 등 유통업에 특화된 친환경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독특하고 차별화된 ESG 전략과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계속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등 진정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경영 전략의 한 축으로 ESG 경영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각 기업에서는 핵심 경영 과제로 ESG 경영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친환경이 화두인 만큼 단편적인 마케팅 요소에서 벗어나 전략적이고 차별화된 친환경 경영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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