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혁신위 출범도 전에 삐그덕…이래경 9시간 만에 사퇴

이재명, 이래경 혁신위원장 5일 선임
이래경, 천안함 자폭설 등으로 논란 커져
김종민 “해도 해도 너무해...이재명 사당화 위한 것 아니냐”

기사승인 2023-06-06 0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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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혁신위 출범도 전에 삐그덕…이래경 9시간 만에 사퇴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의 모습.   사진=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쇄신의 목표로 하는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9시간 만에 전격 사퇴했다. 천안함 자폭설, 코로나는 미국발 등 이 전 위원장의 과거 발언으로 파장이 커지자 당내에서도 임명 철회 촉구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당 지도부가 수습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위원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은 오후 7시께 입장문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다”면서도 “그러나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선임 직후 과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했던 발언 등이 조명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두고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패권 세력”이라고 썼다.  

이와 관련 이 전 위원장은 사퇴 입장문에서 “이는 한국 사회의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 소견”이라면서도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 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이 위원장의 과거 발언들에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이 대표가 이 위원장의 천안함 자폭설 등의 발언은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현충일을 하루 앞둔 이날 이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대표도 비공개 회의에서 수습하는 방향으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도 정리하라고 하지 않았겠나”며 “천안함 자폭설 이런 논란까지는 대표도 임명 전에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비명계 중심으로 당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친명 색체가 뚜렷하다며 편파 인사 의혹을 제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지금 전체적으로 국민의 민주당으로 가는 길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 심각하다”며 “여러 의원들과 논의해 긴급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계 홍영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위원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혁신 동력을 떨어드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래경이란 분 당내 논의도 전혀 안되었고 전혀 검증도 안되었으며 오히려 이재명 대표 쪽에 기울어 있는 분이라니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겠다. 황당무계하고 참 걱정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 전 위원장의 사퇴 직후 “본인의 사퇴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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