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만에 ‘이래경’ 사의…이재명 어깨 무거워 졌다

이래경, 혁신위원장 인선 발표 9시간 만에 사의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에 당 내외부 반발
이래경 친명계 분류, 인선두고 이재명 리더십 흔들

기사승인 2023-06-05 21: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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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간 만에 ‘이래경’ 사의…이재명 어깨 무거워 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혁신에 나섰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혁신을 위해 전권을 맡긴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혁신위원장 인선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한 영향이다. 특히 이번 인선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이 대표의 리더십까지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는 5일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래경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선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당의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래경 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며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 지도부는 혁신기구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래경 이사장의 깜짝 발탁이 발표된 직후 민주당 내외부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의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 등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이래경 이사장은 과거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두고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패권 세력”이라고 표현했고, 지난 5월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을 두고 “아마도 지난 한국 대선에서도 미 정보조직들이 깊숙히 개입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ICC(국제형사재판소)의 이름으로 전쟁 고아들을 보호한 푸틴을 전쟁범죄자로 몰았다”며 러시아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특히 천안함 발언은 현충일을 앞두고 천안함 사태 당시 승조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SNS로 이재명 대표를 향해 “현충일 선물 잘 받았다”며 “해촉 등 조치 연락 없으면 내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 생존장병들이 찾아뵙겠다”고 항의했다. 

여기에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된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래경 이사장은 선임 발표 9시간만에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한국사회의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 소견이다. 하지만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으로 흔들리는 당을 쇄신하겠다는 이재명 대표의 계획이 출발부터 흔들리게된 상황이다. 더욱이 이래경 이사장이 2019년 이재명 대표가 친형 강제진단 사건 관련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던 중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는 등 친명계 인사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까지 의심받고 있다. 

민주당 내외부에서는 혁신위의 향후 행보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래경 이사장이 사퇴하면서 혁신위의 출발 동력이 떨어졌다”며 “새로운 인선이나 향후 혁신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당 내부적으로도 분열된 모습을 보여 당 지도부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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