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전 함장의 이재명 향한 항의…여당도 가세

최원일 전 천안함장, 현충원서 항의 및 면담 요청
국민의힘, 천안함 폄훼도 모자라 막말했다 '맹폭'

기사승인 2023-06-06 18: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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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전 함장의 이재명 향한 항의…여당도 가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최원일 전 천안함장(가운데).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임명된 데 강하게 반발했던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6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박광온 원내대표에게 항의와 함께 면담을 요청했다.

최 전 함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여야 지도부가 모두 자리했다.

최 전 함장은 추념식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서울현충원에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추념 행사장인 만큼 최대한 정숙한 가운데, 행사가 종료되고 이재명 대표에게 찾아가 어제 사태에 대해 항의하고 면담요청을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빠른 시일내 연락바란다”고 밝혔다.

올라온 글에 따르면 최 전 함장은 이 대표를 찾아가 ‘어제 수석부대변인이 제가 부하들을 죽였다는데 북한의 만행이죠?”, “수석대변인은 당대표와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인데 그 발언이 대표와 당의 입장인가요?”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대표는 별도 답변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같은 내용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도 항의와 함께 면담을 요청하자 원내대표는 ‘알겠다’고 답변했다. 

최 전 함장의 항의는 전날 당 혁신을 위한 혁신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하면서 시작됐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에서 격추당하자 SNS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국가위협으로 과장했다”고 적은 인물이다. 

최 전 함장은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를 향해 “현충일 선물 잘 받았다”며 “해촉 등 조치 연락 없으면 내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 생존장병들이 찾아뵙겠다”고 항의했다.  
 
이후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 전 함장을 겨냥해 “무슨 낯짝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냐.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가, 해당 발언에 논란이 일자 “최 전 함장의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할 지휘관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논란이 확산되자 이 이사장이 선임 발표 9시간 만에 자진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다만 최 전 함장은 물론 여당은 이번 민주당의 혁신위원장 인선을 두고 항의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혁신이 아무리 급하다지만 어느 때보다 신중했어야 함에도 상식 밖의 인물로 이미 국민께 상처를 줬다”며 “사태를 수습한다면서 천안함 폄훼도 모자라 막말까지 한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천안함 장병들과 유족분들은 물론 국민을 향해 대못을 박았다”고 권 수석대변인의 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그릇된 인사와 당직자의 망언에 대해 국민과 천안함 용사들 앞에 사과하고, 천안함을 대하는 왜곡된 인식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 역시 “친북·종북적 인식에 기초해서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억지와 궤변을 주장하고 생존 장병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모습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고 비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