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대전환을 목표로 더 단단하게 일하겠다"

박승원 시장 인터뷰... 탄소중립ㆍ스마트 미래도시로의 변신 시도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 외형확대 넘어선 도시경쟁력 확보에 방점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위기에 강한 회복력 있는 도시’ 강조

입력 2023-09-18 1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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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광명시장

지방선거 공천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경기 광명시장 후보가 여성 몫으로 결정됐다는 소문이 회자됐다. 설마 했던 소문은 같은 달 22일 민주당이 이 지역을 여성 후보로 단수 공천하면서 현실이 됐고, 후폭풍은 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광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던 시기에, 현직 시장을 배제한 단수공천에 당시 당내경선을 준비하던 박승원 시장과 그의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곧이어 단식투쟁, 항의집회 등으로 이어졌다.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는 박 시장 지지자 수백 명이 연일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며 집회했고, 단 이틀 만에 광명지역 유권자 10%가 넘는 2만4000여 명의 시민과 당원 탄원서가 중앙당에 전달되기도 했다.

백기를 든 쪽은 민주당이었다. 결국 박 시장은 경선을 통해 민주당 최종 후보가 됐고,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지역 내 박 시장의 탄탄한 기반과 지난 4년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를 확인해 준 결과라는 평가와 함께 그의 경쟁력은 다시 한번 입증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31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민주당 당선자는 총 9명. 불과 4년 전 29자리를 싹쓸이했던 것과 비교하면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인 셈인데, 박 시장의 당선이 값진 승리로 평가되는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재선 고지에 오른 만큼 박 시장의 시정에 대한 마음가짐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박 시장은 “민선 7기, 지난 4년이 시민과 함께 시민자치시대를 여는 과정이었고 시민의 잠재력이 성장하는 시기였다면, 민선 8기는 회복과 성장, 균형발전과 공동체 기반의 민생경제, 탄소중립, 사회안전망 분야의 정책을 강화하는 시기다. 지난해 시정혁신기획단과 16개 과제, 113개 공약을 확정해 실천계획을 수립했고, 하나씩 추진하고 있다”는 말로 입장을 대변했다.

 탄소중립으로 미래 여는 광명시의 진화탄소중립 전도사 박승원 시장

지난달 초 광명시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반바지로 바꾸는 지구데이’ 인데, 시장이 직접 반바지 차림으로 집무를 보고 현장을 다니는 낯선 모습에, 일부 어색한 시선도 묻어났다.

배경은 ‘기후위기 대응’이다. 에너지 절약에 공무원들부터 앞장서자는 취지로 시작된 탄소중립 실천운동은 시청 공무원 전체로 번지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광명시의 여러 정책 가운데 탄소중립은 유독 눈에 띈다. 전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고, 지구의 위기는 다음 세대가 아닌 작금의 문제로 성큼 다가섰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2050 탄소중립도시 선포식’을 갖고 시민과 함께 실천 선언문을 만들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활동으로 에너지 절감, 넷제로에너지 카페, 기후에너지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탄소중립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녹색건축지원센터를 개소하면서 제로에너지 건축물 선도화를 국가 로드맵보다 1~2년 빠르게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 광명ㆍ시흥테크노밸리, 하안2공공택지지구 등 대규모 건설공사로 향후 20년 동안 광명시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탄소중립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스마트시티 조성 등 광명시 미래 100년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는 탄소중립의 실질적 정책을 뒷받침하는 제도(광명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마련과 체계적 재정시스템 구축으로 온실가스 감축 시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실제 기아, 하이넷 등과 소하동에 수소충전기 2기와 전기충전소 6개의 수소복합충전소를 구축했는데, 지방정부와 기업의 대표적 협업사례로 꼽힌다.

탄소중립을 위한 '반바지로 바꾸는 지구데이' 행사에서 박승원 시장이 반바지 차림으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진화하는 광명시도시 외형 확장에 그치지 않는 미래 경쟁력 확보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는 광명의 미래를 선도할 현안 사업에 꼽히지만 토지보상 등이 지연되면서 사업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시장이 지난 5일 임병택 시흥시장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신속한 토지보상과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등 정상적 추진을 촉구한 배경에는 LH의 재정건정성 악화로 사업 장기화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원주민의 막대한 재산상 손실과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당시 박 시장은 “지난 2015년 ‘광명ㆍ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 전면 취소라는 전례 없는 국책사업 좌초를 겪은 데 이어, 보상지연으로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 사업마저 장기화 국면에 빠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반복될 위기에 놓였다”며 “특히 광명ㆍ시흥 지구는 과거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지구를 해제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고, 이로 인해 원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에 준하는 강도 높은 행위제한과 불평등한 보상 공급기준을 적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 보상일정마저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지구 등 선행 3기 신도시보다 2년 이상 지연되면서 토지주 등 원주민의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시장은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는 규모만 384만평으로, 수도권 서남부 핵심거점 자족도시로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스마트모빌리티, 바이오, 디지털콘텐츠산업 등의 산업생태계를 구축해 국가경쟁력을 갖춘 혁신공간으로 조성되도록 국토부와 LH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장물 조사와 보상이 지연되면서 주민피해에 대한 특단의 구제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 2기 신도시 문제점으로 지적된 교통대란에 대해서는 “향후 이곳 신도시에 입주할 16만 인구의 교통편의를 위해 강화된 광역교통대책이 필요하다”며 “신도시 내에 설치되는 생활SOC와 교통인프라를 원도심과 공유하고, 원도심을 고려한 도로망 구축을 통해 신도시와 원도심 전체가 균형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광명ㆍ시흥공공주택사업 등에 따른 대중교통망 구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2025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신안산선 복선전철사업이 개통되면 광명을 동서축으로 통과하는 승용차 교통량이 전환될 것”이라며 “계획노선으로는 남북축으로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와 GTX-E 노선을 연결하는 광명시흥선, 동서축으로 신천~하안~신림선을 관련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부간선도로~서해안고속도로를 대체할 남북측 도로망인 서울~광명고속도로가 공사 중이며 동서축 서울 접근성을 개선할 광명~서울 연결교량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원(오른쪽) 광명시장과 임병택 시흥시장이 지난 5일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사업의 신속한 보상 추진과 특단의 주민대책을 요구하며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광명 미래 100년 청사진 제시지속가능 경쟁력 도시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와 광명ㆍ시흥 테크노밸리 사업은 광명의 미래 100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단위 사업으로 평가된다.

박 시장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광명ㆍ시흥 3기 신도시가 완성되면 광명시는 인구 5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가 될 것이며, 광명시흥테크노밸리가 들어서면 풍부한 일자리와 문화시설을 갖춘 자족도시로 탈바꿈될 것”이라며 “광명은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대표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의 외형적 변화뿐 아니라 경쟁력이 중요하다”면서 “광명시흥테크노밸리는 자율주행과 미래차의 거점으로 조성하고 강소기업을 유치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박 시장은 “올해는 시민이 도시의 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자치분권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주민과 함께 탄소중립, 정원문화도시 조성, ESG 실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도 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평생학습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준비할 것”이라며 “평생학습을 통해 참여와 협치, 학습과 실천으로 평생학습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학습형 일자리와 연계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과 함께라면.

박 시장은 “광명의 미래를 위해 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와 협력으로 지지해주시는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광명시는 어려운 민생경제,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사회적 격차심화 등 복합적인 위기상황 속에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시민과 함께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위기에 강한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시민 행복을 위해 광명의 대전환을 목표로 더 단단하게 일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시민들의 평가는 어떨까. 지난 5월, 광명시민의 반대 속에 18년을 끌어왔던 구로차량기지 (광명시)이전 백지화는 지난해 지방선거에 이은 박 시장의 뚝심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백지화 결정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광명=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