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포함한 사흘 연휴의 승자는 로맨틱 코미디였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연휴(7~9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킨 건 영화 ‘30일’(감독 남대중)이었다. 사흘 동안 43만8100명을 동원했다. 평균 매출액 점유율은 홀로 40%대를 넘겼다. 누적 관객 수는 77만4322명이다.
‘30일’은 한 연인이 이별을 30일 앞두고 동시에 기억상실을 겪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배우 강하늘과 정소민이 주연을 맡았다.
2위는 배우 강동원이 주연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이다.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이 영화는 1위 자리를 지키다 ‘30일’이 개봉하며 왕좌를 내줬다. 이번 연휴에는 총 16만282명이 관람해 누적 관객 175만373명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인 240만명을 향해 꾸준히 달려가고 있다.
AI가 범람하는 미래를 그린 SF 영화 ‘크리에이터’(감독 가렛 에드워즈)는 3위에 이름 올리다 애니메이션 영화 ‘퍼피 구조대: 더 마이티 무비’(감독 캘런 브런커)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사흘간 관객 8만8439명을 모았다. ‘퍼피 구조대: 더 마이티 무비’는 6만8805명이 관람했다.
추석 영화로 함께 개봉했던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과 ‘거미집’(감독 김지운)은 손익분기점 달성 이 사실상 무산됐다. 같은 기간 각각 7만3299명, 1만9116명이 봤다. 누적 관객은 각각 85만2942명, 29만7069명이다. 손익분기점은 약 450만명과 200만명. 하지만 개봉 이후 평이 엇갈리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추석 빅 3’로 꼽히던 영화들의 흥행 부진에 영화계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연휴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자체가 줄어든 데다, 입소문에 관람 여부가 좌지우지되는 분위기 역시 악재로 작용한 모양새다. 한국영화에 불신이 커진 것도 문제다. 아직 팬데믹 쇼크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영화계로서는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됐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