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바이러스성 간염, 방치하면 자칫 간경화 상태로 빠르게 나빠질 수 있어

간암 원인의 70%가 B형 간염과 관계있어

입력 2024-03-26 14: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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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이란 간에 염증이 있는 상태이며,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간염은 대표적으로 A형, B형, C형, D형, E형 간염이 있다. 이 중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간염이 A형, B형, C형 간염이다. 웰니스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원현 원장의 도움말로 B형 간염에 대해서 알아봤다.

위험한 바이러스성 간염, 방치하면 자칫 간경화 상태로 빠르게 나빠질 수 있어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원현원장(웰니스병원제공)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감염 후 6개월 이내에 호전된 경우를 급성 B형 간염이라고 하고, 6개월 이상 간염이 지속되는 상태를 만성 B형 간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B형 간염 유병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B형 간염 백신이 상용되기 전 1980년대에는 8-10% 정도의 유병율을 보였다. 1983년에 처음으로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시작했고, 1991년에 신생아 예방접종을 시작했으며 1995년 부터는 국가 예방접종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로 2009년 이후 유병율은 전체 인구의 3%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B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으로 감염된다. 감염된 사람의 혈액에 있는 바이러스가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고,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감염될 수 있다. 또 성관계시 체액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 타액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거의 없어서 입맞춤, 잔 돌리기, 음식 공유해서 먹기 등의 방법으로는 잘 감염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출산 시 발생하는 수직감염이 중요하다. B형 간염 산모에게서 태어나는 신생아는 출산 시 감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B형 간염 병력 청취 때 B형 간염에 대한 가족력, 특히 모계 가족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B형 간염 표면 항원(HBsAg) 양성인 경우 손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B형 간염 표면 항원 음성인 B형 간염 보유자도 있다. 이런 경우 추가적인 B형 간염 DNA검사 등 여러 가지 혈액, 혈청학적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현재까지 B형 간염바이러스를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항바이러스 약제로 B형 간염바이러스를 최대한 사멸시킬 수는 있으나, 인간의 핵 안으로 조용히 숨어 있는 간염바이러스까지 완전히 사멸시키지는 못한다. 따라서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질병의 치료에서 처럼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면서 바이러스가 최대한 증식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에 치료의 방점을 두고 있다.

즉 활동성 B형 간염을 비활동성 B형 간염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활동성 간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간경화 상태로 매우 빠르게 나빠질 수 있고, 황달, 복수, 식도나 간경화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간암의 발생이다. 간경화 상태로 간이 나빠지면 간암이 발생할 위험률이 매우 높아진다.

B형 간염은 다른 간염과는 달리, 간경화 없이도 간염인 상태에서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비활동성 B형 간염은 통상 4배 정도의 간암 위험율이 증가한다고 되어 있으며, 활동성 B형 간염은 100배 이상 간암이 더 잘 생긴다.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꾸준한 약물치료와 관리를 통해 간경화, 간암으로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최소 6개월에 한 번 이상 간암검진을 잘 받아서 간암의 조기 발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간암은 우리나라 30대, 40대, 50대의 사망 원인 중 1위에 해당하는 암이다. 또 간암 원인의 70%가 B형 간염과 관계가 있다. B형 간염의 적절한 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 B형간염 환자는 철저한 금주가 필요하다. 잦은 음주는 마치 화약을 안고 불을 쬐는 것 같이 위험하다. 또 흡연자에게서 발생빈도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금연도 꼭 필요하다.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이 같이 동반된 경우 간암의 위험이 더 증가한다. 따라서 당뇨와 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을 잘 치료하고 적절한 체중관리가 권장된다.

부산=곽병익 기자 skyher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