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종이봉투 접었을 뿐인데 일당 400만원?…전두환 차남 황제노역 논란

기사승인 2016-07-26 13: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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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종이봉투 접었을 뿐인데 일당 400만원?…전두환 차남 황제노역 논란

전두환(85)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52)씨가 서울구치소에서 원주 교도소로 이감됐습니다.

법무부는 25일 “전씨가 하루 7시간 동안 종이봉투 접기 등의 노역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전씨는 2005년 임야 매각 과정에서 양도 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이 드러나 벌금 40억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전씨가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하루 일당을 400만원으로 계산, 노역장에 유치하라”고 덧붙였죠.

전씨는 끝내 교도소 수감을 택했습니다.

비난 여론은 높아만 갑니다. 이른바 ‘황제노역’ 때문입니다. 일반 형사사범의 하루 노역 일당이 10만원임을 고려하면 전씨의 일당은 터무니없이 높습니다.

네티즌들은 공분하고 있습니다. 

“범법자가 종이 접고 하루에 400만원 벌다니 아이러니” “석 달 일하면 집 한 채 마련할 수 있겠다” “최저임금 적용해야 한다”

황제노역 논란, 비단 전씨만의 문제일까요.

처음 이 논란의 가운데 선 사람은 대주그룹 허재호 전 회장입니다.

2014년 6억원 탈세 혐의로 서울지방국세청으로 고발된 허 전 회장은 미납 벌금이 254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노역 기간은 50일에 불과합니다. 하루 일당이 5억원인 셈이죠. 당시 사회에 큰 파문이 일자 담당 판사는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국회는 서둘러 노역장 관련 법안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2014년 개정된 형법 70조 2항에 따르면 선고하는 벌금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면 300일 이상,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500일 이상, 50억원 이상이면 1000일 이상의 유치 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형법 제69조에서는 ‘벌금을 내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벌금이 40억이든 100억이든 노역 기간은 최대 3년을 넘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한선이 3년으로 책정된 법 조항에 두고 법조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법을 바꿔 고액의 노역 일당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과 벌금을 못 내 오랜 시간 노역을 한다면 징역형과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충돌하는 겁니다.

범법자가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국민의 바람은 크지 않습니다. 그저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바랄 뿐이죠.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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