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박근혜 찍었더니 전국 최고 수준 빚더미 떠안아

주담대·고령·취약계층 부채 증가로 취약성 심각

기사승인 2017-03-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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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박근혜 찍었더니 전국 최고 수준 빚더미 떠안아[쿠키뉴스=송금종 기자]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80%가 넘게 지지한 대구시가 견고한 가계부채 울타리 안에 갇혔다. 특히 고령층이나 저소득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가 늘고 있어 부실화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지역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말 기준 38조9000억 원이다. 대구지역 가계대출은 주담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구지역 주담대 연평균 증가율은 15.3%로 전국 평균 8.3%를 넘어섰다. 주담대가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8.8%로 타 지역 평균(68%)보다 높았다.

60세 이상 고령층·저소득 다중채무자 대출 급증

대구지역 가계부채에 경고등이 켜진 이유는 최근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저소득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대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구지역 60대 이상 차주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11.5%다. 60대 이상 가계대출 비중은 2012년 11.5%에서 지난해 14.1%로 2.6%p 올랐다. 이는 광역시 평균(13.6%)을 넘어선 수치다.

차입구조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빌리고도 이자만 갚는 고령층 비중이 55%를 차지했고 만기 일시상환 비중도 41%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이들은 또 대출금을 주택 구입자금 보다는 생계자금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다중채무자 대출 비중도 부실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대구의 경우 연소득 3000만 원 이하인 저소득층 가계대출 중 다중채무자 대출은 2012년 23.9%에서 지난해 32.1%로 크게 상승했다.

비은행금융기관·자영업자 대출 확대

또한 대구는 새마을금고, 신협 등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증가율이 높다.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 연평균 증가율은 12.9%로 제주(19.1%), 경북(15.3%)에 이어 세 번째고 전국 평균(10.3%)보다는 2.6%p 높았다. 

특히 대구 지역 저소득층은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 비 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차입을 확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기관의 경우 대출만기가 짧고 변동금리가 위주인 경우가 많아 금리 인상시 차주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최지아 한은 대구경북본부 과장은 “신협 주담대의 경우 절반 이상이 계약만기가 5년 미만”이라며 “만일 주택가격이 떨어지거나 금리가 오를 경우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대출이 연장되지 않거나 상환부담이 커질 위험이 있다”며 지적했다. 

이 밖에도 대구지역은 자영업자 가계대출 증가율도 연평균 22.5%로 전국 평균(9.8%)과 여타 광역시(12.2%)를 넘어섰다. 자영업자 가계대출과 개인 사업대출을 합산한 증가율(20.7%)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대구지역 자영업자는 사업자금 마련 등을 위해 주택 등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하는 경향이 높았다. 지난 2015년 6월말 기준 자영업자의 고(高)LTV 대출비중은 50%로 순수가계(36.9%) 대비 13.1%p 높게 나타났다. 高LTV는 LTV가 60%를 초과하는 주담대를 전체 주담대로 나눈 값으로 이 비중이 클수록 담보대비 차입이 큰 것을 의미한다. 

최 과장은 “자영업자가 순수 가계에 비해 동일 담보로 더 많은 자금을 차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가계대출 일부를 사업자금으로 전용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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