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유격수, 롯데 아킬레스건 되나

‘총체적 난국’ 유격수, 롯데 아킬레스건 되나

기사승인 2017-04-28 12: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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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유격수 고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땅한 대체자원이 없어 당분간 진통이 계속 될 전망이다.

올 시즌 롯데의 주전 유격수는 신본기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제대한 신본기는 안정된 수비와 공격력으로 롯데 내야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8일 현재까지 신본기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타율 1할4푼3리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10명의 유격수 중 최하위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역시 -0.41로 유격수 중 제일 낮다.  

물론 신본기는 타격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프로입단 후 5시즌 동안 통산 타율이 2할2푼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막판 25경기에 출장해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을 빼면 2할5리에 그쳤다.

문제는 유격수의 덕목인 수비마저 흔들린다는 점이다. 지난 4시즌 동안 신본기는 단 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벌써 3개의 실책을 범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신본기의 올 시즌 수비율은 9할5푼1리로 삼성 유격수 강한울(9할3푼8리)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수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레인지 팩터(RF/9)는 3.60으로 최하위다. 

‘총체적 난국’ 유격수, 롯데 아킬레스건 되나대체 투입된 김민수도 신통치 않다. 27일 한화 이글스전에 유격수로 나선 김민수는 결정적인 포구 실수를 범하며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기대했던 공격력도 나오지 않았다. 퓨처스리그(2군) 9경기에서 3할2푼4리 3홈런으로 맹타를 휘둘렀으나 1군 3경기 6타석에서 삼진만 5개를 당하며 고민을 안겼다. 

간간이 유격수로 출전하는 문규현도 타율이 2할에 불과해 롯데로서는 신본기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유격수 포지션이 아킬레스건이었다. 박정태와 이대호, 강민호 등 타 포지션에서 뛰어난 선수를 배출해 냈지만 유독 유격수와는 연이 없었다. 

13시즌 동안 롯데에서 유격수로 활약했던 박기혁(kt)도 3할 타율을 넘긴 적이 없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박기혁의 타율과 WAR는 신본기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롯데와 함께 순위 상위권에 포진된 KIA와 LG는 각각 김선빈과 오지환이라는 걸출한 유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LG 오지환은 최근 중심타선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밖에 롯데의 순위를 위협할 수 있는 한화와 넥센도 하주석과 김하성 등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를 가진 팀이다.  

롯데는 27일 한화전에서 내야 수비 뿐 아니라 외야 수비에서도 민낯을 드러냈다. 롯데가 순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약점부터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해묵은 유격수 고민을 씻어내는 것이 첫 발걸음이 될 터다. 

mdc0504@kukinews.com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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