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 건립비용 논란, 제약사가 답인가

기사승인 2017-08-07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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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관 건립비용 논란, 제약사가 답인가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의사, 약사 단체의 회관이 정밀안전진단에서 위험건축물 수준인 ‘D’ 등급을 받으며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부 비용을 제약사 등과 분담하려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다. 

회관 건축비 논란의 이유는 준비하지 않는 협회의 문제가 가장 크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은 30~40년을 재건축 연한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비용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소요되지만 일부 협회의 경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선출직 협회장들의 임기가 2~3년이다 보니 회원들에게 비용분담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결국 부족한 건축비를 채울 수 있는 곳은 내부가 아닌 제약사 등 외부인 것이다. 

 이전에는 제약사가 건축비의 일부를 협찬 등의 형태로 분담했다. 이로 인해 일부 협회 회관에는 ‘동아홀’이라는 곳이 있거나, 있었다. 제약사인 동아제약이 회관건립에 도움을 줬다며 고마움의 표시로 회의실 중 하나에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확장할 때 제약사로부터 협찬 등의 형태로 과도한 지원을 받아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의사, 약사는 회사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때문에 의사단체나 약사단체가 무슨 행사를 한다고 하면 법의 테두리안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회관 건립도 마찬가지이다. 분명한 갑을관계가 있는데 강요하지 않아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정경쟁규약, 김영란법 등으로 쉽지 않다. 때문에 신축 회관(병원) 일부를 상업시설 등에 임대해 건축비를 마련하는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 

 1974년 4월 서울 용산구 신축된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회관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신축회관 사업비로 약 220억원(설계용역비, 공사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현재(7월25일 기준) 회관 신축기금 약정 금액은 8억6000여만원에 불과하다. 그동안 의사협회는 회관 신축과 관련한 기금을 모으지 않다가 최근 총회에서 3~5만원의 특별기금을 걷기로 한 바 있다. 이마저도 매년 걷을지는 미지수다. 

1984년 7월 서울 서초구에 들어선 대한약사회도 신축 회관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80~1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비용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신축회관 임대에 나서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근 대한약사회는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회장 불신임안건을 심의했다. 조찬휘 약사회장은 2014년 9월 대한약사회관 신축을 전제로 일부 영업시설(레스토랑, 예식장, 옥상 스카이라운지) 전세우선권 및 운영권을 임대기간 10년으로 판매하고,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은 앞서 신축 약사회관에 제약홍보관을 설치하겠다며 제약사에 임대를 제안해 갑질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반면 회원들의 힘으로만 신축 회관 건립을 했거나 추진 중인 곳도 있다. 1970년 서울 중구의 회관에 안착한 대한간호협회는 회원들의 힘으로 신축 회관에 대한 준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매년 사업비에서 일정액을 적립해 신축회관 건립기금으로 모아오고 있으며, 수년전에는 회원 특별성금을 모금한 바 있다. 

대한한의사협회의 경우 2005년 서울 강서구에 회관을 신축할 때 기존에 회원들의 회비를 통해 모은 회관발전기금 및 일부 회원들의 특별성금으로 비용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관의 사용주체는 회원들이고, 회관 건립비용 부담의 주체 역시 회원들이다. 외부에 대한 건축비 분담 요구보다는 내부로부터 회관 건립의 동의와 지원을 받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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