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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MB와 국정원 그리고 노벨상 취소 청원 공작

MB와 국정원 그리고 노벨상 취소 청원 공작

민수미 기자입력 : 2017.10.23 07:00:00 | 수정 : 2017.10.22 17:16:00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취소 공작은 물론 실행 과정에도 관여했음을 드러내는 문서가 확인됐습니다.

지난 21일 검찰과 국정원 등에 따르면 2010년 3월 국정원과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공작을 공모했던 보수단체 자유주의진보연합의 간부 A씨는 ‘취소청원서를 노벨위원회에 발송해야 하는데 주소를 모르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심리전단 직원에게 보냈습니다. 이를 받은 국정원 직원은 게이르 룬데스타트 노벨위원회 위원장의 이메일 주소를 확인한 후 A씨에게 안내했고 A씨는 이 주소로 ‘김대중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취소되어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영문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 독재자 김정일에게 천문학적인 뒷돈을 주고 이뤄낸 정치적 쇼였으며 북한은 그 돈으로 핵무장과 군비증강에 성공했기 때문에 노벨상 수상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노벨상 취소 공작은 계획부터 실행까지 모두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보고됐습니다. 당시 번역과 발송비 250만원과 책자 구입비 50만원 등 300만원은 국정원 예산에서 집행됐고요. A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의 주문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 취소 청원서를 보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국정원은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 취소 청원뿐만 아니라 국제적 인권상인 ‘라프토상’ 취소 청원 공작에도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등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2010년 3월 김 전 대통령의 라프토상 취소 공작 계획을 당시 원 전 원장 등 수뇌부에 보고했습니다. 심리전단 내부보고서에는 ‘노벨평화상을 취소시키려면 이에 앞서 받은 권위 있는 인권상인 라프토상을 취소시키는 단계적인 공작이 필요하다’면서 자유주의진보연합 간부를 통해 노르웨이의 라프토상 시상단체에 서한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상하고 집요한 국정원의 정치공격 배경에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형성된 추모 분위기가 자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일었던 추모 열기가 이명박 정부 국정 운영에 부담된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에 고인을 깎아내리는 심리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검찰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의 해석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벨상 취소 청원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0일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국정원 직원이 개인적인 일탈 차원에서 노벨상 취소에 대해 언급을 했을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정권 차원에서 그럴 수가 있겠느냐”며 선을 그은 것입니다. 

하지만 노벨상 취소 청원 공작을 국정원 차원의 문제라고 한정 지을 수 있을까요. ‘국정원 직원이 개인적 일탈을 위해 보수단체를 매수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방위적인 압박에 가담했다’라. 국민은 상식적 사고와 합리적 추정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걸 이명박 정부가 간과한 듯 보입니다. 설사 당시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이 저지른,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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