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빈만찬에 독도새우·위안부 피해자 초청…문 대통령, 日 우회적 압박?

기사승인 2017-11-08 11: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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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국빈만찬에서 독도와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우회적으로 테이블에 올렸다. 

청와대는 7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념으로 열린 국빈만찬에서 ‘독도새우’가 들어간 요리를 식사로 제공했다. 독도새우는 ‘도화새우’의 별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 인근에서만 잡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도는 역사·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이지만, 일본 측에서 ‘다케시마(竹島)’로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내빈으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씨가 초청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씨와 악수를 하고 포옹을 나눴다. 이씨는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07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일본 군 위안부의 실상을 증언한 인물이다. 이씨의 증언 등을 통해 하원은 일본의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청와대 국빈만찬에 독도새우·위안부 피해자 초청…문 대통령, 日 우회적 압박?일각에서는 이번 청와대 만찬이 우경화를 가속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견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선에 또 다시 성공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공명당은 지난달 22일 치러진 총선에서 개헌 발의석(310석)을 확보했다. 향후 평화헌법을 개정, 집단적 자위권 사용이 가능한 국가로 나아가려 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일본은 대내외적으로 과거사 축소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31일 유네스코는 한국과 중국·일본·타이완 등 9개국이 공동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에 대해 ‘등재 보류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일본 측에서 등재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회원금을 가장 많이 납부하는 국가다.

일본은 문재인 정부의 국빈만찬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외국이 다른 나라 요인을 접대하는 것에 간섭할 의도는 없으나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북한 문제 대응을 위해 한·미·일의 연계 강화가 필요한 이 시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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