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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담뱃값 인상, 효과는 흡연율 1년 감소

'흡연율 오를줄 알았다?' 책임감 있는정부의 금연정책은 어디

조민규 기자입력 : 2017.11.11 08:40:36 | 수정 : 2017.11.11 08:40:42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403원(126원에서 529원) 인상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있다. 이번 인상은 금연정책과 전혀 무관하고, 궐련형 담배 등과의 형평성 문제로 인상되는 것이다.

인상분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4300원인 아이코스 히트의 경우 4700원 수준으로 인상된다. 현재 담배제조사가 어느 정도 인상할지 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일반 궐련형 담배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연관해 지난 담뱃값 인상의 금연정책을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6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성인 남성 흡연율이 2015년 39.4%에 비해 1.3% 증가한 40.7%로 나타나며 정부의 담뱃값 인상은 금연정책으로 실패라는 질타도 나오고 있다. 

실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담뱃값 인상 첫해만 흡연율이 떨어진 것은 가격정책만으로 금연효과를 높일 수 없고, 오히려 매년 담뱃값을 올리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담뱃값 인상은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서민과세로 취급돼 민감한 사안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대부분이 공약으로 담뱃값 인하를 외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이번 가격금연정책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정부는 어정쩡한 입장 때문으로 생각된다. 일부에서 담뱃값 인상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7000원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담뱃값이 1만원은 돼야 금연효과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총선과 흡연자들의 반발로 인해 2000원 수준의 인상에 그쳤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조사결과에서 성인 남성 흡연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비가격정책이 함께 시행됐어야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고그림 도입의 경우 가격인상 2년 후인 2016년 12월 시행됐고, 담배광고 금지는 큰 진척사항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성급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부는 비가격정책이 동반되지 않은 가격정책은 금연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담뱃값부터 인상한 것은 결국은 담뱃값 인상이 금연정책이 아닌 세수증대정책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4조 5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세수가 필요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만 2017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서 청소년 흡연율이 낮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물론 담뱃값 인상이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오히려 이후 나온 경고그림이나 금연구역 확대 등 비가격 금연정책의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부분은 남학생의 흡연율이 지속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여학생 흡연율은 올해 다시 증가했다는 점이다.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기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여중고생들의 흡연율이 소폭이라도 늘었다는 것은 특성에 맞는 금연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20년까지 성인 남성흡연율을 29%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복지부가 말한 것처럼 가격/비가격 정책을 추진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해관계에 민감한 국회에서 쉽사리 동의해줄리 없다. 더욱이 이번 가격인상 금연정책이 실패했다는 분석이 많은 만큼 사회적으로도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성인 흡연율이 인상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담배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기자는 오히려 답답함을 느꼈다. 정책 실패, 안 좋은 결과를 예상했음에도 ‘흡연율을 낮추는 정책을 준비했다’가 아닌 ‘비가격정책이 동반되지 않아서’ ‘담배 판매량을 보고 흡연율이 오를 줄 알았다’는 식의 발언은 주무부처가 할 말은 아닌 듯하다.

가장 좋은 금연정책은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복지부 등 보건당국이 금연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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