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륭 교수 “한국형 포용정책 필요하다…핵심은 포용·혁신·유연”

기사승인 2017-11-24 16: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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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륭 교수 “한국형 포용정책 필요하다…핵심은 포용·혁신·유연”

“포용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잘못을 용인하자는 게 아니라, 다름을 받아들이자는 것이지요”

성경륭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가 한국형 포용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성 교수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316호에서 열린 국정운영고위과정 10주 차 행사에 연사로 참석, ‘포용국가와 사회적 대화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대에 오른 성 교수는 “한국은 분열과 갈등이 너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이) 워낙 짧은 시간에 경제 성장·민주화를 이뤄냈다. 이른바 ‘압축성장’을 하다 보니 다른 나라가 200~300년 걸릴 일을 50~60년 만에 마쳤다”며 “그래서 갈등이 있어도 풀지 못하고 억압하는 역사를 지녔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새로 들어선 민주 정부에 기대하는 바가 많을 것이라며 억압된 집단·계층에서는 다양한 요구를 할 것이고, 이런 저런 갈등들이 다시 터져 나오지 않겠나”라고 앞날을 예측했다.

성 교수는 “포용의 정치·포용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포용의 핵심은 잘못을 받아들이는 게 아닌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면서 “다른 그 사람의 인격 등을 존중하자는 것이지 잘못된 원칙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포용을 3가지 단계로 나눴다. 1번째는 관용이다. 타인과의 다른 점(차이)을 있는 그대로 용인하는 단계다. 공감·사랑·용서·자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번째는 수용이다. 경청·학습·토론과 같이 타인의 다른 점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다. 3번째는 변용이다. 새로운 통찰 및 융합·잡종화를 거친 뒤 공존·공생 및 창조·혁신을 이끌어내는 단계다.

아울러 또 합 명제에 도달하면서 새로운 통찰·융합·창조를 만들어내는 변증법과, 무(無)로부터 천지·세상을 바라보는 노자 철학 그리고 불교 사상과 기독교 사상 등을 포용철학의 예로 삼았다.

성 교수는 이상적인 포용국가의 개념으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가’의 최대 실현”을 꼽았다. 이어 그러나 이론이 아닌 현실을 봤을 때는 수많은 약자들을 챙기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포용국가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3가지 원리로는 포용성·혁신성·유연성을 들었다. 그는 이 3가지를 합쳐 ‘기적의 원리’라고 표현했다. 성 교수는 “노르딕(북유럽) 국가들이 이 3가지 원리의 최적 조합을 지니고 있다”면서 교육·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혼인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세태를 예로 들며 “시대가 인간의 본능마저도 가로막고 있다”고 포용 없는 시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여의도│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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