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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기록 열람·수정·추가 내용 “다 남겨라”

의무기록 블랙박스화, 의료분쟁 분수령되나… 의료계는 볼멘소리

오준엽 기자입력 : 2017.12.08 00:03:00 | 수정 : 2017.12.07 21:56:06

앞으로 환자의 치료과정이나 진료관련 정보를 담은 의무기록이 투명해질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1월23일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연이어 열고,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과 권미혁 의원이 진료기록의 열람 및 수정, 추가기제 시 접속이력과 수정내용을 추가로 저장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발의한 ‘의료법 개정법률안’을 심사·의결했다.

이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용어 및 법률적 문제에 대한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칠 경우 호기심 등으로 진료정보를 임의로 열람할 경우 추적이 가능하고, 치료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나 문제를 파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은 전자의무기록(EMR)을 포함한 진료기록부에 내용을 추가·수정할 경우 수정 이전의 원본과 수정된 기록을 모두 남겨야한다. 여기에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이를 열람할 경우에도 접속기록을 별도 보관해야한다.

이와 관련 인재근 의원은 “의료분쟁이 발생한 경우 진료기록부 등에 수정이 이뤄졌는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고, 의료행위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원본과 추가기재 또는 수정이 이뤄진 수정본 모두 중요한 자료로 보관돼야한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환자와 보호자들 또한 개정이 가시권에 들면서 의료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환자단체연합은 항암제인 빈크리스틴 주사제의 투약실수로 사망한 故 전예강 군의 사례를 거론하며 “진료기록부는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인의 과신과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의 상해, 사망 등의 피해와 의료행위 간 인과관계를 입증할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법상 의료기관은 환자가 열람이나 사본 교부를 요청할 경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이를 수정하거나 수정 후 기록만을 열람, 교부하고 있다”며 “의료사고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임의로 진료기록을 수정·변경하는 일이 빈번한 만큼 법 개정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부에서는 일련의 의료법 개정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축적되는 정보량이 늘어남에 따라 병원의 행정적·물리적 부담이 늘고, 모든 열람 기록과 수정사항, 추가기제내용을 저장할 경우 의료진의 업무과중과 심리적 압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진료기록부에 수정·추가기재한 사항까지 보관하는 것은 의료인에게 행정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고, 전자의무기록 역시 표준화된 모델과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로는 업무의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바 법률적 규제보다는 정책과 제도적 접근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개정에 반대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응급상황이나 진료·회진일정 등으로 진료기록을 제때 작성하지 못해 이후 수정해야하는 경우들이 다반사”라며, “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기록을 작성하는데 따른 의료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음성화될 수도 있다”고 개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기록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는 동의하지만 업무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만큼 업무환경 개선과 같은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하고, 심리적으로 위축 등으로 기록이 단순화되거나 누락될 수 있으며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 관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법안의 연내통과를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 국회 관계자는 “복지위에서 진료기록 관련 개정안을 논란이 되고 있는 전문간호사(PA)제 등 여타 의료법 개정안과 병합해 통과가 안 될 수도 있다”며 법안을 분리하거나 PA 등 논란의 여지가 빠르게 봉합돼야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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