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게임 돌려보기] ‘테라M’ vs ‘액스’…내게 맞는 MMORPG는?

기사승인 2017-12-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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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넷마블게임즈의 ‘테라M’과 넥슨의 ‘액스’가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라는 동일 장르면서도 다른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테라M과 액스는 11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에서 각각 2위와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테라M은 지난달 28일 출시 하루 만에 ‘리니지2 레볼루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으며, 액스는 지난 9월 14일 출시 이후 최근까지 5위권을 유지하다 두 계단 하락했다.

이외에도 순위권 MMORPG로 엔씨소프트가 지난 6월 선보인 ‘리니지M(1위)’과 넷마블이 지난해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3위) 등이 있지만, 하반기 이후 출시된 풀 3D MMORPG로는 테라M과 액스가 대표적인 경쟁작으로 꼽힌다.

◇ 그래픽 & 사운드


테라M과 액스는 각각 블루홀 자회사 블루홀스콜과 넥슨 자회사 넥슨레드가 동일한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같은 게임 엔진 기반이지만 첫인상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테라M은 현존 모바일 MMORPG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의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그래픽으로 호평을 받았던 리니지2 레볼루션보다 훨씬 크고 정교한 3D 캐릭터와 자유로운 시점 전환은 PC MMORPG와도 견줄 수 있을 정도다.

초대형 몬스터와 탑승용 동물들도 어색함 없이 구현됐으며 캐릭터가 상대방을 공중에 띄우거나 넘어뜨리는 등의 호쾌한 액션을 구사할 때 액션 RPG 부럽지 않은 그래픽 연출을 보여준다. 필드를 다닐 때 지형의 높낮이 등이 확연히 느껴지고 다양한 사물이 배치된 부분도 발전한 모습이다.


액스의 그래픽은 테라M에 비해 단순하다. 캐릭터의 모습과 모든 동작은 섬세한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이를 구성하는 3D 폴리곤(다면체)이 적고 텍스처(표면) 처리에서도 단단한 느낌이 덜하다. 몬스터 디자인도 마찬가지며 배경의 3D 사물도 테라M에 비해 적다.

다만 액스는 그 만큼 요구되는 하드웨어 리소스가 적어 40명 이상의 캐릭터가 한 공간에서 전투를 벌이는 환경에서도 스마트폰에 큰 무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로딩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맵 구역도 테라M에 비해 훨씬 넓다. 테라M은 각 구역이 좁은 만큼 짧은 로딩 시간으로 이를 만회한다.

사운드에서도 테라M이 다소 앞서는 모습이다. 액스의 전투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이 무난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인 반면, 테라M의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묵직하고 풍성해 스마트폰 스피커에서도 만족스러운 타격감 등을 제공한다. 스토리 이벤트 장면에 녹음된 성우의 음성 대사도 테라M이 훨씬 많아 몰입도가 높다.

메뉴나 조작을 위한 인터페이스 창 등의 디자인은 테라M이 조금이나마 더 섬세하지만 액스도 시인성이 높아 불만은 나오지 않는다.

하늘과 같은 먼 배경이나 날씨, 광원 효과 등 섬세한 표현에서는 두 게임 모두 아직 PC 게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3D 지형에서 이동 가능한 범위가 제한된다는 점도 한계다.

◇ 주요 콘텐츠


테라M과 액스는 각각 협동 콘텐츠인 ‘파티플레이’와 경쟁 콘텐츠인 ‘PvP(이용자 대전)’를 전면에 내세워 전혀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테라M의 경우 전면에서 아군을 보호하는 ‘탱커’, 강력한 공격을 담당하는 ‘딜러’, 회복과 지원을 맡는 ‘힐러’ 등 비교적 특성이 뚜렷한 6인의 영웅 캐릭터가 함께 던전을 공략하거나 보스 몬스터를 잡는 레이드 콘텐츠가 주가 된다.

게임 초반에는 많은 양의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 ‘도감’ 업적 달성이나 단순히 던전을 공략하기 위한 단조로운 파티 플레이 반복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보스 몬스터 공략 비중이 높아지는 후반부에 재미를 더하게 된다.

액스는 ‘연합’과 ‘제국’으로 나뉘는 2개 세력 각 3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게임 진행의 상당 부분을 상대 진영과 전투를 벌이며 진행하게 된다. 정해진 시간마다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23:23 규모 ‘분쟁전’을 즐기거나 자유롭게 상대방을 처치하며 ‘명예’를 쌓는 등이 가능하다. ‘콜로세움’과 ‘길드전’ 등 다양한 형태의 PvP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때문에 게임 진행 중 상대 진영에게 공격을 당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별다른 불이익이 없어 부담 없는 전투가 가능하다. 캐릭터가 강해질수록 전투의 재미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반대로 테라M도 ‘분쟁지역’, 3:3 대전 ‘카이아의 전장’ 등 PvP 콘텐츠를 제공하며 액스 역시 ‘레이드 던전’ 등 협력 콘텐츠로 성취욕을 자극한다.


메인 퀘스트를 통한 스토리 진행은 테라M이 우위다. 원작 PC게임 ‘테라’의 1000년 전을 배경으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특정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 방식도 흥미를 유발한다. 액스의 경우 양 세력의 이야기 진행에 차이가 있을 뿐 전체적인 흐름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단순한 편이다.

이 밖에는 두 게임 모두 ‘요일 던전’ 등 반복적인 도전 과제나 퀘스트(임무) 수행 등 비슷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캐릭터·장비 육성 시스템도 기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 과금·운영 시스템


테라M과 액스의 운영 체계는 다소 다르다. 비슷한 게임 재화와 유료 아이템이 마련돼 있지만 이를 통한 게임 진행에 차이가 있다.

출시 후 약 3개월이 지난 액스의 경우 100레벨 이상, 총 전투력 7만 정도의 이용자들이 최상위권에 포진한 상태며 과금 결제를 전혀 하지 않은 이른바 ‘무과금’ 이용으로 레벨 80대 중반에 총 전투력 약 5만을 달성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레벨 성장은 느린 편이지만 무과금 이용에서도 초반부터 각종 게임 내 보상을 통해 비교적 쉽게 상급 장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를 꾸준히 성장시키는 것만으로도 진행에 큰 지장이 없다.

과금 결제를 통해 약간은 빠른 육성과 장비 획득 확률 증대를 노릴 수 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고 상대적으로 약해도 다대다 전투와 협동 콘텐츠에서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 전투력 차이가 나도 비슷한 레벨에서 레이드 몬스터에게 주는 피해량 차이는 보통 두 배를 넘지 않는다.

테라M의 경우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최고 80레벨에 140만 이상의 전투력을 달성한 이용자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무과금 이용자 대부분은 최대 60대 레벨에 전투력 약 40~50만 수준에 머물고 있다. 메인 퀘스트를 통해 레벨을 올리기보다 장비를 갖춰 전투력을 높이기 쉽지 않다.

무과금 이용 시 40대 이상 레벨부터 전투력 부족으로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기 어려웠고 상위 장비 획득을 위한 던전 공략을 반복해야 했다. 이 시기 비슷한 레벨의 이용자들과 전투력은 약 2~3배, 던전에서 준 피해량 차이는 3~5배 이상 나기 일쑤며 PvP 콘텐츠에서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 총평

[김기자의 게임 돌려보기] ‘테라M’ vs ‘액스’…내게 맞는 MMORPG는?
테라M과 액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출발이 다른 게임이다. 테라M이 원작 테라의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풍성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갖춘 반면, 액스는 기존 IP를 활용하기보다 PvP 등을 통한 재미 요소에 집중했다.

테라M은 IP 외에도 그래픽, 액션 등이 뛰어난 반면, 타 이용자와의 경쟁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과금 결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때문에 자신만의 페이스로 게임을 즐기거나 과금 결제에 거부감이 없는 이용자들에게 우수한 그래픽과 조작성을 갖춘 MMORPG로 적합하다.

액스는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캐릭터 육성 과정을 필요로 하며 그 속도도 빠르지 않지만 일정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다면 다양한 PvP 콘텐츠의 재미를 쉽게 느낄 수 있다. 비교적 단순한 조작성도 대규모 전투에 적합하며 부담 없이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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