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L이 내놓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화의 3가지 핵심 포인트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화의 3가지 핵심 포인트

기사승인 2017-12-14 16: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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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 리그(APL) 파일럿 시즌이 지난 11일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실력파 스트리머들은 물론 KSV e스포츠나 MVP 등 기존 프로게임단 소속 팀들도 대거 참여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간 아프리카TV 측은 각종 스크림과 멸망전 등 온·오프라인 대회를 여러 차례 진행하며 배틀로열 장르의 e스포츠화를 시도해왔다. 그렇게 축적된 노하우를 집약해 APL 파일럿 시즌에서 선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 분할 화면 중계 ▲ 와이드 앵글 비중 증가 ▲ 리플레이 활용과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 등으로 나타났다.

▶ 치열한 교전 상황서 긴장감 더한 분할 화면 중계

이번 대회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연출 방식은 분할 화면 중계였다. 1대1 교전 또는 다(多) 대 다 전투 상황에서 여지없이 등장한 분할 중계는 시청자가 교전 현황을 더욱 상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는 아프리카TV가 멸망전·스크림 등 자체 대회를 진행하며 얻은 피드백의 결과물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선수들이 서로 엄폐물을 끼고 대치하고 있을 때 양 선수들의 시야를 동시에 보고 싶다는 피드백이 많았다”고 말했다.

APL에서는 두 선수의 개인화면을 반반씩 나눠 중계하는 방식과, 와이드 앵글을 더해 전체 전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방식 2가지가 섞여 활용됐다.

이중 후자 방식은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마지막 전투에서 주로 활용됐는데, 실제 참가자의 얼굴을 함께 비춰 시청에 몰입감과 생동감을 더했다. “자체적으로 진행한 오프라인 대회에서 승리 시 참가자들의 리액션이 워낙 좋았기에 (이번 APL에서도) 실제 모습을 실시간 중계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아프리카TV 측의 설명이다.

▶ 슈팅 게임 아닌 배틀로열 매력 살렸던 와이드 앵글

APL이 내놓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화의 3가지 핵심 포인트

공중에서 넓게 전장을 비추는 와이드 앵글 기법의 비중이 커졌다. 시가전보다는 산지 또는 평야 같은 개활지 전투를 비출 때 특히 많이 활용됐다. 각 스쿼드의 위치를 식별하기 편리했고, 전체적인 게임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도 용이했다. 영화적 연출 덕에 보는 맛도 살아났다.

이와 관련해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개인 화면은 박진감이 넘치지만 오래 시청하면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시야가 제한돼 게임이 생소한 시청자들은 이해가 어렵다”며 “실제 전투 화면과 같은 와이드 앵글 비중으로 (전체) 맥락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 리플레이 활용과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

리플레이 송출이 전에 비해 빨라졌고, 내용 또한 더 유의미했다. 이른바 ‘문자중계’로 불리는 화면 밖 의문사들을 최대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배틀그라운드는 80명이 거대한 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고, 카메라가 모든 이벤트를 담아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아프리카TV는 리플레이의 적극 활용과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이 맹점을 메우고자 했다. 경기 초반에는 주요 스쿼드가 어느 지역에서 아이템을 수집하고 있는지 알렸으며, 후반에는 상위권에서 점수쟁탈전을 벌이는 스쿼드의 생존 여부를 지속적으로 경신해 전달했다.

아프리카TV 역시 이번 대회 연출에 있어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으로 분할화면과 리플레이 기능의 보강을 꼽았다.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에서 교전과 함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데이터의 전달이었다”면서 “수많은 데이터를 선별해 시청자에게 거슬리지 않게 전달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TV는 APL 스플릿 시즌에 6명의 옵서버와 4명의 작가를 투입했다.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하기 위함이다. 아프리카TV 채정원 인터랙티브콘텐츠사업 본부장은 지난 11월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의 생존은 25분 이상이지만 실제 교전 상황은 5분 이하”라면서 “지스타에서 실시간 데이터 체크와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최소한 각 팀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는 (지속적으로) 체크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아프리카TV는 이번 APL 파일럿 시즌을 위해 기존 FPS 종목 및 지스타 인비테이셔널 등을 참고하며 준비에 만반을 기했다. 또 포인트 제도로 운영되고 기록이 중시된다는 점에서 착안해 F1 포뮬러 레이싱이나 골프 등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발표회 당시 채 본부장은 “APL은 프로덕션·스트리밍·오거나이저(기획자)까지 총 3가지 요소로 이뤄진다”고 공언했다. 과연 APL은 3가지 요소의 앙상블을 완성시키고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로썬 합격점이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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