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이 보는 ‘2018 한국경제’ 리스크는

기사승인 2018-01-03 09: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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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수장이 보는 ‘2018 한국경제’ 리스크는황금 개띠해인 무술년 한국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1인당 국민소득 3만2000달러,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돼 정부의 장밋빛 전망 달성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의 혈맥 역할을 하는 금융산업 수장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금리·유가·원화가치가 동시에 오르는 ‘3高 현상’과 글로벌 통화 긴축,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먼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양적완화로 부풀려진 버블의 붕괴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유가, 금리, 원화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3高 현상’에 시달릴 수 있는 것으로 경고했다.

그는 ‘2019 부의 대절벽’(헤리 덴트, 2017)이라는 서적을 인용해 “부의 대절벽에서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기부양과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부풀려진 버블이 2018년부터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2019년에는 금융자산이 폭락하는 ‘경제적 겨울’이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며 올해 버블 붕괴 리스크를 경고했다.

이어 그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유가, 금리, 원화가치가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3高 현상’으로 수출경기가 영향을 받고, 건설투자가 위축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리상승이 한국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에는 모든 금융권 수장들이 동의했다. 금리상승에 따라 가계부채와 한계기업의 부실화는 물론 자본 이탈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금리 상승은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으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 한계차주 부실화 우려, 글로벌 자본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용환 농협금융그룹 회장 역시 금리 상승에 대해 “가계부채 확대, 자영업 대출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경고했다.

여기에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환율리스크, 통화 긴축,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용환 회장은 올해 한국 경제가 “자국의 국익을 앞세운 세계적인 보호주의, 엔저 상황 속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평가했으며, 조용병 회장은 “세계 교역 회복과 확장적 재정정책은 국내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통화 긴축과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조용병 회장은 국내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것도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류했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민간 금융사 수장들의 전망에 동의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기회복 모멘텀을 이어 나가면서도 경제체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성장세가 회복되고 재정이 확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이 개혁 추진의 적기라 생각된다, 정부와 민간 경제주체들이 협력하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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