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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세월호·헌재·법정까지…또다시 빈 박근혜의 ‘자리’

세월호·헌재·법정까지…또다시 빈 박근혜의 ‘자리’

이소연 기자입력 : 2018.02.28 14:10:00 | 수정 : 2018.04.05 17:10:47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공습에 영국 런던은 초토화됐습니다. 당시 지도자였던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방공호로 숨는 대신 지붕에 올랐습니다. 공습 현황과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했고, 연설을 통해 국민을 독려했죠. 끝까지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다한 그는 현재까지도 영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지도자의 덕목입니다. 반면, 자리를 비우고 책임을 피해 국민의 비판을 산 지도자도 있습니다. 27일 검찰로부터 징역 30년을 구형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야기입니다. 

‘국정농단 몸통’으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결심 재판정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인 박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6일 ‘보이콧’을 선언한 후 줄곧 재판을 거부해왔습니다. 장장 317일의 재판 기간 중 1/3 이상인 135일 동안 재판에 참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 같은 궐석재판은 전례 없는 일이었습니다. 

재판이 파행을 겪으며 국정농단의 명확한 진실 규명도 어려워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판을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한 후 입을 닫았습니다. 국선변호인의 접견마저 거부, 반론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들은 앞선 공판 자료로 사실관계를 추정해 변론을 진행했습니다. 검찰 역시 주변인들의 증언과 자료 등을 토대로 혐의를 증명해야 했죠. 직접 당사자의 증언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반쪽짜리’ 재판이라는 아쉬운 지적도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거부는 기시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는 지난해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열린 탄핵 심판에 ‘피청구인’으로서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탄핵이 결정되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탄핵무효’를 주장하며 헌재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탄핵 당일, 지지자들이 흥분하며 혼란이 벌어졌고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향후 선고가 나면 비슷한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지층은 “검찰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죠.   

피고 또는 피청구인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자리를 지키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가량 공적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최고 지휘권자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국민들은 비판했습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열렸던 ‘촛불집회’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1월4일 ‘최순실 국정농단’ 대국민담화에서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명명백백한 진실이 밝혀지려면 2심에서라도 재판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에게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혀야 할 책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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