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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나경원 의원, 정말 표현의 자유가 걱정됐을까

나경원 의원, 정말 표현의 자유가 걱정됐을까

정진용 기자입력 : 2018.03.27 14:31:31 | 수정 : 2018.03.27 14:31:41

나경원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의 발언이 논란입니다. 나 의원은 26일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폐쇄 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

시작은 지난 23일 청와대가 '일베를 폐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불법정보 게시물 비중이 폐쇄 기준에 해당하는지 신중히 지켜보겠다"고 답하면서부터입니다. 일베 폐쇄 청원은 지난달 24일까지 23만5167명이 참여했습니다.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온라인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명예훼손 등 불법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심의 후 방통위가 해당 정보의 처리 거부·정지·제한을 명할 수 있다"며 "개별 게시글이 아니라 웹사이트 전체를 불법정보로 보고 폐쇄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고, 웹사이트 전체 게시글 중 불법 정보 비중과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등이 사이트 폐쇄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방통위가 방통심의위와 협의해 차별·비하 사이트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베의 불법정보 게시글 비중 등이 사이트 폐쇄기준에 이르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죠.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이지만 헌법에도 명시됐듯이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갖는 동시에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 셈입니다. 그런데 나 의원은 청와대가 "사실상 폐쇄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플랫폼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닥치고 그만'식의 태도나 다름없다"며 "일베 폐쇄 추진은 표현의 자유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후퇴시키는 행위이자, 방송장악에 이어 인터넷 공간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일베가 우리 사회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생각하면 나 의원의 발언에 쉬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일베는 성매매·음란 등 유해성 게시물로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사이트입니다. 특히 사이트에 올라온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차별 글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죠. 지난 2014년 일베 회원이 단식하고 있는 유가족 앞에서 폭식을 하고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에 비유하기도 해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5년간 차별이나 비하 내용으로 문제가 되어 심의 후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진 게시물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이후 제재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이 일베입니다. 이에 일베는 혐오 표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면서 우리 사회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죠. 

사실 우리나라에서 표현의 자유의 가장 큰 장애물로는 '국가보안법'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은 제7조입니다. 국가보안법 7조1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동조하고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처벌 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데 국가가 자의적으로 법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았죠. 유엔 인권의사회, 국제엠네스티 등 국제사회에서 수년째 폐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국가보안법의 피해자입니다. 그는 정권의 미움을 받고 내란음모·국가보안법·계엄법위반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죠. 

국가보안법에 대한 나 의원의 입장은 어떨까요. 그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 규정하고 극렬히 반대해왔습니다. 나 의원은 지난해 정부의 국가정보원 개혁안에 대해서도 "국정원 근간을 해치는 개악"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 했던 데자뷔가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베 폐지는 이처럼 목소리 높이면서 국가보안법에는 침묵하는 나 의원.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든 그의 주장이 공감을 얻기 힘든 이유입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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