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대통령, 한진의 갑질 지적 옳았지만… 개헌·드루킹-김경수 게이트, 공정치 않아”

기사승인 2018-04-25 17: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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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 본청 215호에서 열린 제10차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근 한진 재벌 일가의 갑질 논란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모든 대기업 재벌에게 한 말씀 드리겠다. 시대가 바뀌었다. 재벌은 이제 정신 차려야 한다. 과거 재벌들이 막강한 재력을 무기로 국민들은 물론 국가기관까지도 안중에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끝이 났고 당신들을 재벌그룹으로 가능하게 했던 권위주의 정부도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의 시대도 끝났다. 온 국민의 피땀어린 희생 위에 지금의 재벌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은 단지 돈만 많을 뿐 신분상으로는 모두가 똑같은 국민이며, 국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우리 청년들은 지금 5포 세대를 넘어 7포 세대로까지 일컬어지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재벌 대기업 오너 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한진그룹 사태를 거울삼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자유와 평등의 헌법적 이념과 가치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 사회의 갑질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께도 한 말씀 드리겠다”며 “문 대통령은 한진 재벌 갑질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오자 지난 18일 ‘갑질 문화는 국민 삶과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불공정 적폐’라고 지적했다. 그런 발언이 나오기가 무섭게 경찰은 다음날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관세청은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명품 밀반입’ 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20일에는 본사와 총수 일가 자택 3곳을 압수수색했다. 국토교통부도 즉시 진에어 인허가와 관련해 감사에 착수하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일감몰아주기 등을 조사하는 등 대통령의 말씀 한 마디에 네 개의 관계기관들이 전광석화처럼 한진 전체를 헤집고 파헤쳤다”고 설명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개헌에 대해서도 ‘국회는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단 한 번도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국민투표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모든 책임을 국회에 떠넘겼다”며 “문재인 대통령께 묻겠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태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말씀이 없으신가. 청와대의 부실하고 무능한 인사검증, 왜 묵묵부답이신가. 국민과 국회의 사퇴요구에도, ‘해임할 정도는 아니다’고 계속 버티다가,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는 명백한 불법행위를 애먼 선관위에 물어본다며 국정의 무능과 난맥상을 드러냈는데, 왜 이러한 책임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씀이 없으신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드루킹·김경수 게이트’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최측근이 관련돼 문자를 주고받은 게 드러났고, 돈 거래가 있었고 두 차례 기자회견하며 해명했던 것들이 다 거짓말로 드러났고 더욱이 인사 청탁으로 명백하게 김영란법을 위반했고. 그러면 이쯤에서 당연히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이기 때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겠다’ 왜 이런 말씀 못하시는 것인가. ‘진실규명을 위해 즉각 특검을 수용하겠다’ 이렇게 한 말씀 못하시나”라고 비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개헌에 대해서도 국회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는데 개헌은 발의하는 것이 목적인가, 통과시키는 것이 목적인가.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해서 발의를 해버렸으니 여당이 거기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할 수가 있나. 대통령 개헌안을 통과시켜야 된다고 하면서 오로지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지 않은가”라며 “대통령의 개입으로 인해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양보하면서 국회에서 최종안을 만들어야 할 절차와 과정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원인 제공자가 결과만 탓하는 적반하장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께 호소한다. 대통령은 여야를 떠나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고 공정한 잣대를 지녀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대통령께서 취하고 계신 태도는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아 보인다”며 “서울경찰청장이 대통령의 최측근을 보호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으면 즉각 경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최소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지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조언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한진의 갑질, 옳은 지적하셨지만 개헌에 대해서는 아무리 봐도 대통령의 말씀은 균형을 잃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드루킹-김경수 게이트’를 대하는 대통령의 태도는 정직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아 보인다”며 “여야, 최측근, 내 사람과 남의 사람 구분하지 않는 정의롭고 균형잡힌 말씀을 듣고 싶다. 더 이상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 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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