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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탐정' 성동일 "대박 영화 한 작품 찍고 평생 놀면 그게 배우일까요"

'탐정' 성동일 "대박 영화 한 작품 찍고 평생 놀면 그게 배우일까요"

이은지 기자입력 : 2018.06.15 00:00:00 | 수정 : 2018.06.22 10:42:37


"아픈 손가락이요? 저는 손가락을 안 깨뭅니다.”자신이 출연한 작품 중 ‘아픈 손가락’이 있느냐는 질문에 배우 성동일은 이렇게 답했다. 이미 지나간 작품에 애착을 굳이 가지지 않으려 한다는 소리다. 언뜻 보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지만, 성동일의 설명을 들으면 대번에 납득이 간다. “자식도 제 마음대로 안 되는데, 작품은 하물며 어떻겠어요? 아쉬운 점이 있어도 흘려보내야죠.”

영화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도 성동일에게는 그런 작품이다. ‘탐정’ 시리즈의 1편인 ‘탐정: 더 비기닝’이 박스오피스 역주행 끝에 350만이라는 관객을 기록했을 때도 아쉬움은 없었다.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마주앉은 성동일은 “죽어야 할 영화가 살아나니 다들 아쉬워했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 나이에 일일이 모든 작품에 아쉬움을 품으면 일을 할 수 없어요. 계속 다른 작품을 해나가야 하는데, 굳이 애착을 가지면 새 작품을 접하기 어렵죠. 대신 영화를 함께한 스태프들에게는 큰 애착을 가져요.”

작품을 하는 최대의 목표가 “현장 사람들과 일 끝나고 한잔 하고, 쉬는 날 없이 술 마시는 것”이라고 단언하는 그다운 말이다. 다른 이들과는 사뭇 작품에 임하는 가치관이 다르다. 작품부터 시작해 자신이 가진 배우라는 직업에 큰 가치를 부여하기보다는 꾸준히 일하고 싶어한다. 예술가가 아닌 기술자로 스스로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저는 관객을 가르치는 작품을 하고 싶진 않아요. 물론 재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으니까 의도적으로 시나리오를 고르기는 하죠. 작품을 하면서 제가 느끼는 것에 큰 의미도 부여하지 않아요. 작품에서 느낀 감동을 오래 유지하려고 하지도 않고요. 뭐랄까, 로또 1등이 돼서 기분이 좋아도 한 3일이면 그 기쁨이 끝날 사람이에요, 저는. (웃음) 연기도 같아요. 깊은 감정이나 고민 없이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죠.”


성동일은 다작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소처럼 일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닐 정도로 다작한다. 그는“한달에 한 번만 학교에 가는 학생이 공부를 잘 할 수 있겠나”라고 다작의 이유를 밝혔다. 슈퍼카가 있어도 집에 모셔놓기만 하면 쓸모없는 차라는 것이다.

“계속 작품을 찍어야 연기도 늘고, 대사도 더 잘 해요. 작품을 아주 오랜만에 한 번씩 하는 톱배우들 있는데, 저는 그런 건 안 좋다고 생각해요. 공부 안 하고 서울대 가기를 바라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 있죠. 제가 다작하다 보니 가끔 저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지만 저도 그렇게 다작하면서 연기도 많이 늘고, 부지런해졌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후배들한테 ‘쉬지 말라’라고 이야기해요. 대중 앞에 서서 일을 하고, 대중들이 꾸준히 찾아줘야 배우죠. 대박 영화 한 편 찍고 평생 놀면 그게 백수일까요, 배우일까요?”

“수백명의 스태프가 나를 위해 일하는 직업이에요. 복 받은 일이죠. 부모님도 저에게 그렇게 못 해줄 거예요. 배역도 안 가려요. 작은 배역을 자존심 상한다고 안 할 이유가 없어요. 제 나이에 앞으로 작품을 뭐 얼마나 더 많이 하겠어요? 물론 한 가지 신념은 있죠. 작품을 잃거나, 한 작품이 망한다고 제 인생이 망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사람은 잃으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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