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실종, 풀리지 않는 의문들…‘아빠 친구’는 왜 야산·저수지에 갔나

기사승인 2018-06-22 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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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에서 ‘아빠 친구’로부터 아르바이트를 소개받았다며 집을 나선 여고생 A양(16·고 1)의 행적이 일주일째 묘연하다. A양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아빠친구 B씨(51)의 수상한 행적들이 제기되며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당국, 자원봉사자 등 총 853명을 동원해 A양 찾기에 나섰다. 경찰은 B씨의 마지막 행적들을 토대로 강진군 도암면 야산과 저수지 등을 수색 중이다. 

A양 아버지의 친구인 B씨. 평소 가족끼리 식사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그가 용의선상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B씨가 A양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한 과정에서부터 의구심이 증폭됐다. B씨는 실종 일주일 전 A양의 학교 근처에서 우연히 A양을 만나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아르바이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하루 전인 지난 15일 A양은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를 가는데 위험한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는 SNS 메시지를 보냈다. A양의 마지막 SNS 메시지 또한 “해남 방면으로 아르바이트를 가고 있다”였다. A양의 휴대전화 전원은 해당 메시지를 보낸 후 2시간 뒤인 실종 당일 오후 4시30분쯤 도암면 야산 인근에서 꺼졌다. 

B씨의 검은색 승용차도 이날 오후 도암면 지석마을로 들어간 모습이 발견됐다. 이후 B씨의 승용차는 2시간 후 마을을 빠져나왔다. B씨는 오후 5시35분 자택에 귀가했다.  

실종 당일, B씨가 ‘흔적’을 없애려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이날 휴대전화를 자신의 가게에 두고 외출했다. 휴대전화로 위치추적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 이를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차량의 블랙박스를 끄고 운전한 점도 의문을 키웠다. 또한 B씨는 귀가 후 차를 세차했다. B씨의 집에서는 옷가지 등을 태운 흔적도 발견됐다. 

‘13분 간 외출’도 의문점 중 하나다. B씨는 실종 당일 오후 9시20분쯤 자신의 집에서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집을 떠났다. 이후 13분 뒤인 오후 9시33분쯤 집으로 돌아왔다. 당시 B씨는 가족에게 “읍내 당구장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B씨의 행선지는 읍내 당구장이 아닌 강진군 군동면 금사저수지로 알려졌다. 

강진 여고생 실종, 풀리지 않는 의문들…‘아빠 친구’는 왜 야산·저수지에 갔나A양의 가족이 찾아오자 황급히 몸을 피한 것도 B씨가 용의자로 지목된 이유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11시30분쯤 집 초인종이 울리자 가족들에게 “불을 켜지 마라”고 말했다. B씨의 다른 가족이 문을 열기 위해 밖으로 나가자 B씨는 뒷문으로 달아났다.

수상한 행동을 보인 B씨가 숨진 점도 의문이다. 그는 실종 다음 날인 지난 17일 오전 6시17분 자택에서 약 1㎞ 떨어진 공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부검 결과, 저항하거나 다른 사람과 접촉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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