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결과만 낳은 스페인 축구협회의 강단

기사승인 2018-07-02 10: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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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결과만 낳은 스페인 축구협회의 강단스페인 축구협회의 강단이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스페인은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16강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내내 압도적인 점유율로 경기를 풀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진 못했다.

러시아가 큰 압박 없이 텐 백으로 일관했지만 이를 풀어갈 전술이 부재했다. 스페인의 강점인 번뜩이는 패스도 실종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무적함대를 구축한 스페인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선임하고 A매치 23경기 무패를 기록하는 등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월드컵 직전부터 잡음이 불거졌다. 로페테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스페인 축구협회가 그를 경질했다. 스페인 축구대표팀과 약 1개월전 재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직을 받아들였다는 것에 스페인축구협회가 분노했고 경질을 결정했다. 이니에스타, 실바, 라모스 등이 이를 만류했지만 스페인축구협회의 결정엔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페르난도 이에로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다분히 감정적인 결정이었지만 당시 여론의 큰 반발은 없었다.

그런데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스페인 축구협회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8강 좌절에 대한 이유를 조사했고 이에 참가한 52%의 네티즌은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감독 경력이 전무한 이에로는 이니에스타와 실바, 라모스 등 베테랑들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하면서도 변화를 주는 데는 주저했다. 유기적인 전술 변화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8강 탈락이라는 결과에도 스페인 축구협회는 떳떳했다. 마르카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은 러시아전이 끝난 뒤 "결코 내 결정에 후회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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