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단체상봉’ 보자마자 터지는 눈물…꿈만 같던 2시간

기사승인 2018-08-20 18: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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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10개월 만에 열린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이 아쉬움을 남긴 채 종료됐다.

남북 상봉단 89명과 동행 가족 197명은 20일 오후 3시 금강산 호텔에서 첫 단체상봉을 통해 북측의 가족들과 만났다. 이들은 2시간 동안 함께했다.

상봉장인 금강산 호텔 2층 연회장에는 북측의 가족들이 먼저 도착, 남측 상봉단을 기다렸다. 연회장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북한의 노래인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왔지만 북측의 가족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자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상봉 시간이 되자 남측 가족들이 속속 연회장으로 입장했다. 입구 쪽에 앉은 가족들은 이내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고 끌어안기 시작했다. 연회장이 넓어 고령의 남측 가족들 일부는 자리 찾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곳곳에서 상봉이 진행되는 가운데 자리를 안내하는 북측 보장성원과 남측 지원 인력, 남북 가족이 섞여 연회장은 한동안 북새통을 이뤘다.

‘이산가족 단체상봉’ 보자마자 터지는 눈물…꿈만 같던 2시간남측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백성규(101)씨는 휠체어를 타고 동행 방북한 아들, 손녀와 연회장으로 들어왔다. 기다리고 있던 북측의 며느리 김명순(71)씨와 손녀 백영옥(48)씨는 성규씨를 보자마자 어깨를 붙잡고 오열했다. 성규씨는 환한 미소로 이들을 반겼다.

이금성(92)씨도 상봉장에 도착해 아들 리상철(71)씨를 보자마자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두 모자는 서로를 부여잡고 한참을 울었다.

한신자(99)씨는 이번 상봉에서 딸 김경실(72)씨와 김영영(71)씨를 만났다. 연보라색 한복을 맞춰 입은 두 딸은 어머니가 다가오자 눈물을 쏟아냈다. 이들은 한동안 통곡하며 볼을 비볐다.

이금연(87)씨는 시각장애를 앓고 있어 다른 상봉자보다 연회장에 늦게 도착했다. 금연씨는 북측의 올케와 조카들을 만났다. 15분 정도 도착이 지체되자 안절부절못하던 북측의 가족들은 금연씨를 보고는 오열하며 자리에 주저앉기까지 했다.

안종호(100)씨는 북에서 온 딸 안정순(70)씨와 손자 안광모(36)씨를 만났다. 정순씨가 아버지에게 본인을 기억하냐고 물었지만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종호씨는 눈물만 흘렸다. 동행한 종호씨의 아들들이 대신 말을 전했다.

이날 단체상봉 후 오후 7시부터는 환영 만찬이 시작된다. 남북의 가족들은 오는 22일까지 2박3일간 총 6회, 11시간의 상봉을 가질 예정이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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