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사인’ 은행 공동인증서 맞아?…카뱅·산은·씨티 빠졌다

기사승인 2018-08-2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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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사인’ 은행 공동인증서 맞아?…카뱅·산은·씨티 빠졌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은행권 공동인증 서비스 ‘뱅크사인’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국내 모든 은행에서 하나의 인증서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처음 도입 취지와 달리 카카오뱅크와 씨티은행, 산업은행이 시행 은행에서 제외됐다.

은행연합회는 이날부터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SC제일·수협·대구·부산·제주·전남·광주·경남·케이뱅크 등 15개 은행에서 뱅크사인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18개 은행 가운데 산업·씨티·카카오뱅크 등 3개 은행을 제외한 15개 은행이다.

뱅크사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증 서비스이다. 공인인증서와 달리 별도의 뱅크사인 앱(APP)을 깔고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 받으면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앱에서 필요 은행을 추가하는 방법만으로 여러 은행에서 하나의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소비자 불편을 불러온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 절차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산업·씨티·카카오뱅크 등 3개 은행이 시행은행에서 빠지면서 은행권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퇴색했다. 해당 은행들은 개별 사정에 따라 도입을 거부하거나 향후 도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자체 인증 서비스를 개발·적용하고 있으며, 자체 인증 서비스에 대한 책임은 은행이 지기로 했다”며 “현재 뱅크사인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도 “당행은 이미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 홍채인식 등으로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 현재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산업은행은 도입계획은 있으나 내년 5월 이후 도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 뱅크사인 시스템 개발에 투입할 여력이 높지 않다. 또한 내년 5월경 차세대 시스템 개발이 완료 예정인 상황에서 지금 뱅크사인을 도입할 경우 내년 5월 이후 뱅크사인 시스템을 다시 개발해야 한다”며 “뱅크사인은 차세대시스템이 개발 완료된 이후 도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뱅크사인 서비스는 당장 15개 은행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뱅크사인 사업을 주도하는 은행연합회는 향후 해당 은행으로도 서비스가 곧 확대될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씨티은행은 이 마저도 검토 대상인 것으로 일축해 은행연합회 입장과 미묘한 온도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뱅크사인 협의회에 참여하고 분담금을 납부한 것은 은행연합회의 회원이기 때문이며 액수도 크지 않다. 이를 뱅크사인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정할 수 는 없다”며 “뱅크사인 참여는 향후 검토해 봐야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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