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있으면 삼겹살부터 끊어라?

기사승인 2018-08-25 0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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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있으면 삼겹살부터 끊어라?삼시세끼 고기 없인 식사를 하지 않는 소위 육식파 전모(35·부산 거주)씨는 냉장고에 가득했던 삼겹살을 모두 가족에게 양보했다. 삼겹살이 탈모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정보를 지인을 통해 접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정수리가 더 넓어진 이유가 삼겹살 탓이라고 여긴 전 씨는 앞으로 외식 메뉴에서도 삼겹살은 제외할 것이라 다짐했다.

최근 한 건강 예능 프로그램에서 탈모인이 가장 먼저 끊어야 하는 음식으로 삼겹살을 지목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동물성 지방으로 이뤄진 삼겹살을 자주 섭취하면 체내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는데 이 콜레스테롤이 혈관을 좁혀 모낭까지 충분한 영양 공급을 어려워지게 만들어 모발의 성장이 억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세모벨르의원 표종훈(사진) 원장은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나 가공식품의 지나친 섭취가탈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채소와 해조류 같은 저지방 식단으로 바꾼다고 탈모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성들이 주로 겪는 안드로겐 탈모는 남성 호르몬이 주요한 원인 인만큼, 식단의 변화보단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는 의학적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탈모 환자 10명 중 9명은 안드로겐 탈모

성인 남성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자주 화제에 오르는 탈모증은 안드로겐 탈모로 흔히 대머리라고 불린다. 안드로겐 탈모는 전체 탈모 환자의 90%을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탈모 질환 중 하나 인데, 하루아침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다른 탈모증과 달리 모발이 가늘어지고 색이 옅어지면서 두피가 서서히 들여다보이는 증상이 특징이다.
 
또한 안드로겐 탈모 환자들은 탈모 증상이 앞이마와 정수리 부위에서만 나타난다. 이는 남성호르몬에 대한 앞머리와 뒷머리의 반응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남성들을 보면 휑한 앞머리와 달리 뒷머리는 그대로 남아있다. 따라서 앞머리 또는 정수리의 모발의 굵기가 뒷머리와 비교했을 때 심하게 얇아졌는지 확인해보거나,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이면 안드로겐 탈모를 의심해보고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부터 치료해야 풍성한 모발 지킬 수 있어

안드로겐 탈모는 한 번 시작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효과와 비용을 고려했을 때 초기부터 시행하는 것이 좋다. 안드로겐 탈모 치료는 크게 약물 요법과 수술 요법으로 나뉘는데, 초기에는 약물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안드로겐 탈모는 앞서 말했듯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특정 물질에 의해 변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에 의해 발생한다. DHT는 두피 모낭에 작용하면 모낭의 성장기를 짧게 해 두껍고 힘있는 모발을 가늘고 색이 옅어지게 만드는데, 탈모 치료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약물 중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경구용 약물은 DHT의 발생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2 또한 이 경구용 약물은 두피의 혈액 순환과 영양 공급 효과가 있는 미녹시딜 성분의 바르는 약물과 병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두 약물은 미국 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드로겐 탈모 치료에 있어 유일하게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았다.

뒤늦게 탈모 치료를 시작했다면 모발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모발이식은 탈모가 발생하지 않는 뒷머리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수술을 통해 이식된 모발은 탈모가 영구히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할 수 있는 모발이 제한적이고, 기존 모발에서 탈모가 계속 진행되므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이식 후에도 약물치료는 지속해야 한다.

표종훈 원장은 “탈모 초기 단계에 있는 젊은 남성들은 병원을 찾기보다는 탈모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탈모 샴푸나 식이요법을 먼저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초기 단계에서 약물 등 의학적인 치료를 시행하면 발모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으므로, 탈모가 의심되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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