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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해야겠는데… 갈 길 먼 입원주치의제

불안한 고용, 부족한 인지도에 흔들리는 입원전담전문의들

오준엽 기자입력 : 2018.09.15 00:10:00 | 수정 : 2018.09.14 22:46:40

#. A(37)씨는 종종 병원에 입원한다. 내과, 외과를 가리지 않았다. 최근에도 병원신세를 졌다. 그리고 입원할 때면 답답함을 느끼고 짜증이 난다고 토로했다. 통원치료 때는 담당교수를 보고 질문이라도 할 수 있지만, 입원을 하면 새벽시간 회진 때를 놓치면 하루 종일 교수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만날 기회가 없으니 치료경과는 어떤지, 꾸준히 먹던 약은 복용해도 되는지 묻기도 어렵다. 담당전공의가 있다지만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입원 중 타과 진료를 봐야하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복잡한 절차와 하염없는 기다림에 차라리 당일 외래진료를 접수하는 편이 속 편하겠다는 말까지 한다.

A씨와 같이 입원 후 환자가 방치되는 문제나 고령화로 인한 복합질환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진료과목별로 입원병동이 분리돼 치료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2016년 9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입원환자 안전성 강화, 진료효율성 증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따른 의료인력 공백 해소를 위해 입원전담전문의 지침개정, 시범사업 참여대상병원 확대, 전문의 상주에 따른 별도수가 책정, 제도요건 충족시 전공의 추가배정,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중복참여 허용 등 제도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사업정착에 힘써왔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시행으로 재원기간 및 재입원율 감소 등 의료서비스 질이 향상되고, 의료사고 감소 등 입원환자의 안전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사업효과와 수가적정성 등을 평가해 본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임상현장에서는 아직 제도가 정착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주52시간 근로제한, 전공의법 발효, 환자안전 요구확대 및 관련 법 시행으로 전문의가 입원병동을 책임지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고는 있지만, 당장 비정규 계약직으로 고용돼 직업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환자는 물론 의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부족하거나 위치가 명확치 않아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기 일쑤다. 심지어 업무마저 고되 만족도마저 떨어진다.

인하대병원 입원의학과 박정미 교수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인하대병원>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의들은 입원전담전문의를 기피하고 있다. 채용공고가 뜨지만 재공고에 추가 재공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채용 후 곧 포기하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가나 전공의 추가배정 등 정책적 지원대상에서도 제외돼 어려움이 중첩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전공의협)가 지난 6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공의들은 가장 큰 단점으로 ‘불안한 고용(83.33%)’을 꼽았다. 이어 ▶불확실한 진로(58.89%) ▶기존 진료과와의 의견 충돌(58.89%) ▶잦은 야간 당직(57.88%) ▶사회적 지위 및 인식부족(33.33%) 순으로 단점을 거론했다.

지난 7월에는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졌고, 답변은 ▶직업 안정성(50%) ▶업무에 대한 심적 부담(41.7%) ▶급여(33.3%) ▶새로운 역할에 대한 부담(29.32%) ▶근무여건(29.2%) 순이었다. 불안한 미래와 위치가 제도 발전의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결론이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아직은 여러 형태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형태를 살펴보는 시범사업이지만 본 사업으로의 전환은 확고하다. 가야할 방향”이라며 “의료진에게도 의지를 확실히 전하고 있고, 정착을 위해 각종 혜택과 제도개선에도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환자전담전문의와 간호사들로 구성된 신속대응팀(INHART), 내과계와 외과계 전문의를 구성원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를 돌보는 ‘입원의학과’를 별도의 진료과로 개설해 직업의 안정성과 여건을 개선했다는 인하대학교병원도 환자안전 및 입원환경은 좋아졌을지언정 근무여건은 일부 미흡한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병원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인하대병원에서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경태영 교수는 “별도의 과를 만들어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은 많이 없어졌지만 과가 독립되다보니 낙동강 오리알 같은 느낌도 솔직히 든다”면서 “내과도 외과도 신경을 안 써준다. 같은 계열 전공의들이나 의료진과의 관계도 손님 같은 느낌”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제도 정착을 위한 가장 시급한 것은 ‘본사업’으로의 빠른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확고하게 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말은 뒤집힐 수 있다. 정책을 확실히 제시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수가는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한 전공의 추가배정은 오히려 서울로 전공의들이 몰리는 양상을 보여 큰 메리트가 아니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게다가 이 같은 상황은 인하대병원과는 다른 형태로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이나 연세의료원 등도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하대 입원의학과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인 박정미 교수는 “고용이 안정되고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과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며 “환자는 주치의가 2명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외래 의사는 입원전담전문의를 믿고 협력하는 관계로 받아들여 환자에 대한 애착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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